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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 ‘살인진드기병’ 치료제 도전…제프티 임상 2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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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10. 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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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코로나19 임상·비임상 자료 활용
니클로사미드 흡수율 개선 기술 적용
식약처 협의 거쳐 IND 신속 제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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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프티 SFTS 임상개발 출정식'에서 배병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기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임상자료를 활용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낸다.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대신 약물전달 기술을 적용한 범용 항바이러스제 '제프티(XAFTY, CP-COV03)'를 SFTS 치료제로 개발하는 전략이다. 국내에 아직 정식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만큼, 기존 사람 대상 투여 경험과 비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협의해 임상 2상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병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프티 SFTS 임상개발 출정식'에서 "제프티 SFTS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험 설계는 의료진의 검토와 식약처 협의를 통해 정교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 전략의 핵심은 제프티에 축적된 약물 자료를 SFTS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다. 제프티는 기존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미드의 낮은 체내 흡수율을 약물전달 기술로 개선한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이다. 현대바이오는 선행 세포실험에서 SFTS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 동물실험에서 보고된 100% 생존 결과와 관련된 약물 노출 수준을 자체 제형으로 재현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기존 코로나19 임상에서 확보한 혈중 약물 농도 자료도 개발 근거로 활용한다. 회사에 따르면 5일간 제프티를 투여한 환자군에서 SFTS 바이러스 억제에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준치 이상의 혈중 약물 농도가 유지됐다. 현대바이오는 이러한 자료가 SFTS 임상 2상 진입을 추진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FTS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제프티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는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번 개발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SFTS의 높은 치명률과 치료제 공백이 있다. SFTS는 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중증 감염병이다. 국내 누적 치명률은 18% 수준이며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26.1%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280명의 환자가 발생해 41명이 숨졌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감염 위험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 충북 청주의 한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는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던 의료진 7명이 환자의 혈액·체액에 노출돼 2차 감염됐다. 국내에서 보고된 사람 간 2차 감염자 가운데 의료종사자 비율은 97%에 달한다. 환자 치료 과정에서도 감염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국내와 달리 일본에서는 SFTS 치료제로 승인된 의약품이 있다. 일본은 2024년 6월 항바이러스제 '아비간(성분명 파비피라비르)'을 SFTS 치료제로 승인했다. 임상 3상에서 치명률이 15.8%로 나타나 사전에 설정한 목표치인 12.5%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일본 규제당국은 기존 역학자료와 치료 대안이 부족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인했다.

진근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베트남 뎅기열 임상도 중요하고 미국에서 호흡기 임상 추진하고 있는데 모두 중요하다"며 "하지만 일본의 승인 과정에서 배울 점은 자국민 보호가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범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은 개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제약사의 개발 논리에 갇히지 않고 다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전임상 자료도 충분히 갖추고 있고 이미 사람 투여 경험이 있어 안전성이 충분히 증명이 됐다"고 전했다.

현대바이오는 임상시험 설계와 진입 요건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배 사장은 "목표는 여러 의료진과 임상 전문가들, 식약처 등 협의를 거쳐 임상시험계획을 신속하게 제출하는 것"이라며 "긴밀히 소통해 국내 SFTS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치료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시점과 구체적인 시험 설계는 식약처 협의 등을 거쳐 정해질 전망이다.

SFTS 외 다른 감염병으로 제프티의 개발 범위를 넓히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바이오는 최근 미국 연방정부 산하 5개 기관 관계자와 과학자 40여명이 참여한 합동 기술검토를 마치고 호흡기 감염병·에볼라 등 치명적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뎅기열 치료제 성인 대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날 현장을 찾은 베트남 보건당국 관계자들과 소아·고령층 등 취약계층으로 임상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실무 협의할 계획이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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