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강화…시장 신뢰 회복 총력
호반·GS 오너 전면에…경영체계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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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와 계룡건설, 대우건설은 등 주요 상장 건설사와 지주사가 최근 잇따라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먼저 IPARK현대산업개발 지주사인 HDC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자사주 341만3340주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약 771억원 규모로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5.7%에 해당한다. 소각예정일은 15일이다.
HDC가 소각하기로 한 물량은 보유 자사주 1024만20주 가운데 3분의 1에 달한다. 소각이 완료되면 전체 발행주식은 5974만1721주에서 5632만8381주로 줄어든다. 자본금 변동 없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는 만큼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 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DC는 앞서 2025년 사업연도 주당 배당금도 350원에서 450원으로 28.6% 늘렸다. 배당 확대에 이어 자사주 소각까지 추진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셈이다.
계룡건설도 보유 자사주 1만2760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약 2억7179만원 규모로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0.14%에 해당한다. 소각예정일은 오는 16일이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달 이사회에서 자사주 2만1918주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금액으로는 약 4억2631만원 규모다. 다만 해당 주식은 2007년 유상감자 과정에서 발생한 단수주인 만큼 적극적인 주주환원보다는 과거 자본거래 과정에서 남은 물량을 정리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잇달아 자사주 소각에 나선 배경에는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개정 상법에 따라 기업은 새로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1년안에 소각해야 한다. 다만 임직원 보상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고 주주총회 승인을 받으면 예외적으로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
자사주 소각 시한이 정해지면서 상장사들도 보유 주식 처리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는 분위기다. 특히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 등 주당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향후 자사주 처분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 가능성도 차단할 수 있어 주주환원 수단으로 활용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법적 의무를 이행하면서 시장에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셈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점도 책임경영 강화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는 데다 주택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분양과 신규 수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선별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주요 투자와 사업 현안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경영체계 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오너 일가가 경영 책임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호반그룹은 지난 2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상열 창업주 장남인 김대헌 기획총괄사장을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했다.
김 사장이 2018년 호반건설 최대주주에 오른 지 8년 만이다. 앞으로 김 사장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주요 경영 현안에 관여하되 실질적 사업 운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예정이다.
이를 위한 호반그룹은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을 그룹 수석부회장 겸 호반건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변부섭 건설안전부문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시켜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오너는 중장기 전략과 주요 의사결정을 맡고 전문경영인은 사업 운영과 성과 관리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나눈 것이다.
GS건설도 오너 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선 사례로 꼽힌다. 2023년 11월 오너 4세인 허윤홍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이후 사업구조 개편과 조직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택사업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고 신사업 경쟁력을 높여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자사주 소각과 오너 경영 강화가 실질적인 기업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를 높이는 수단이지만 수익성 개선이나 신규 수주 확대를 직접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너 중심 경영체계 역시 신속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경영 성과에 대한 책임과 이사회 견제 기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주주와 시장은 경영진이 얼마나 책임 있게 움직이는지 주목한다"며 "자사주 소각이나 오너 경영 강화가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수주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