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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교육부 떠나 복지부 온 국립대병원,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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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10. 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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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0일, 전국 국립대병원이 21년 만에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소관을 옮겼다. 이관 두 달 만인 지난 8일, 국립대병원장들은 국회 교육위원회가 아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거처를 옮긴 지 두 달 된 기관들이 풀어놓은 이삿짐에는 그동안 묵혀뒀던 청구서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빅5' 병원에 버금가는 지역·필수의료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첫 복지위 국감에서 드러난 지방 국립대병원들의 현실은 위태로웠다. 수도권 대형병원들과 달리 9개 거점 국립대병원이 떠안은 올해 금융부채만 1조5000억원을 웃돌았다. 충북대병원 한 곳만 해도 부채가 2400억원에 달했다.

인력난으로 인한 속앓이는 더 깊다. 국립대병원의 필수과 전공의 충원율은 40%대에 머물러 있고, 경북대병원의 의사 충원율은 55%로 전국 국립대병원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야심 차게 도입한 공공임상교수제 역시 출범 4년이 넘도록 정원 150명 중 실제 근무 인원은 30명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당장 2년 뒤면 증원된 의대생들이 병원 임상 실습에 나서야 하지만, 강의실과 실습 공간조차 부족해 복도에서 수업을 받아야 할 처지다.

지역 의료 최후의 보루인 국립대병원들이 이처럼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국감 현장에서 나온 병원장들의 목소리에 힌트가 있다. 그동안 국립대병원은 교육부 소관이라는 틀 안에서 교육시설을 지을 때는 국고보조를 75%까지 받았다. 반면 정작 환자를 살리는 진료시설의 국고보조율은 25%에 묶여 있었다. 지역 암 환자와 중증·응급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병동을 넓히고 첨단 장비를 들일수록 병원의 빚이 불어나는 기형적인 구조였던 셈이다. 특히 '기타공공기관'이라는 족쇄에 묶여 총액인건비와 정원 규제를 받다 보니 수도권 대형병원의 임금 공세 앞에 필수의료진을 붙잡아 둘 방법이 없었다.

결국 21년 만의 복지부 이관은 지역 의료 개혁의 완성이 아니라, 오랫동안 방치된 구조적인 문제를 도려내기 위해 이제 막 수술대에 올랐다는 의미다. 다행히 정부도 이번 국감을 계기로 내년 상반기까지 국립대병원의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검토해 인력 운용의 자율성을 넓히고, 진료시설 국고보조율을 복지부의 다른 사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예산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소관 부처의 문패를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바꿔 달았다고 해서 매년 수십만 명씩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싣는 지역 환자들의 발걸음이 바로 돌아서진 않는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환부가 어디인지 명확히 확인한 만큼, 이제는 과감한 처방과 집도가 뒤따라야 할 때다. 정부와 국립대병원의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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