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성북아트위크 개막…'집: 이어진 숨결' 주제 서세옥·서도호 부자 첫 동반 전시…역사문화유산 11곳도 예술 공간으로
2026 성북아트위크 특별전시, 성북구립미술관 《서세옥·서도호 어루만지다(撫)》 전시 전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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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성북아트위크 특별전시로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서세옥·서도호: 어루만지다(撫)' 전시 전경. /성북구립미술관
서울 성북구의 오래된 한옥과 전통 정원, 옛 성곽이 동시대 예술의 무대가 된다. 예술가가 살던 집에 남은 흔적부터 화재로 훼손된 정원의 기억까지, 장소에 쌓인 시간과 삶을 예술로 되짚는 제1회 성북아트위크가 20일부터 11월 1일까지 성북구 일대에서 열린다.
'집: 이어진 숨결'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서는 7개 특별·기획전시와 11개 역사문화예술 공간 프로젝트, 지역 22개 미술기관의 네트워크 전시가 펼쳐진다.
성북구립미술관의 '서세옥·서도호: 어루만지다(撫)'는 한국 수묵 추상화의 거장 서세옥(1929~2020)과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작품을 처음으로 함께 선보인다. 서세옥이 성북동에 지은 한옥 무송재를 매개로 아버지의 자연관과 인간관, 아들이 공간에 남은 흔적을 작품으로 옮기는 작업이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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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옥·서도호: 어루만지다(撫)' 전시 전경. 아버지 서세옥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서도호의 탁본 작품(왼쪽)과 서세옥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사진=전혜원 기자
서세옥은 배산임수의 풍경과 해, 산 등 장생을 상징하는 소재로 이상적인 집과 자연을 표현했다. 전시 관계자는 "서세옥 작가가 생각한 이상적이고 좋은 집, 좋은 동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도호는 한옥 담벼락의 문양과 문고리, 정원의 석조물을 탁본한 신작을 선보인다. 관계자는 문고리를 "공간과 공간, 사람과 공간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매개체"라며 "그만큼 시간도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형상이 연결된 서도호의 '카르마'와 서세옥의 '기다리는 사람들'은 인간과 관계라는 두 작가의 공통된 관심사를 드러낸다.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의 '집: 두 조각가를 잇다'는 최만린(1935~2020)과 박병욱(1939~2010)의 인연을 조명한다. 최만린이 1965년 직접 설계해 지은 집을 후배 박병욱에게 넘겼고, 박병욱은 이곳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약 30년을 살았다. 지금은 사라진 집의 이야기를 두 작가의 작품과 사진, 도면으로 되살린다. 특히 최만린의 '이브 58-1'(1958)은 국전 특선을 받으며 조각가로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작품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작가가 이 작품을 소중히 보관하다 기증했고, 생전에 상설 전시를 당부했다"며 "최만린미술관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최만린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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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린의 '이브 58-1'(1958). /사진=전혜원 기자
역사문화유산을 활용한 프로젝트도 펼쳐진다. 조선 말기 문인 황윤명이 조성한 성북동 별서는 행사 기간 한시적으로 공개된다. 이곳에서는 한성필이 2025년 화재로 일부 소실된 송석정을 가림막 위에 수묵채색화로 재현해 문화유산의 상처와 보존의 의미를 되묻는다. 최순우옛집에서는 최인수의 조각이 한옥의 구조와 여백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한양도성 성벽 아래에는 철도 침목으로 만든 정현의 '서 있는 사람' 7점이 설치된다. 만해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에서는 이우성이 전통 회화 '심우도'를 재해석한 작품과 관람객 참여형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행사 기간 작가 21명의 작품 60점을 소개하는 성북아트페어(22~25일)와 문화예술인 가옥의 보존·활용을 주제로 한 포럼(22일), 오픈레지던시와 전시 연계 공연(24일)도 열린다. 주요 장소를 잇는 순환버스는 20~24일 운행한다.
성북아트위크는 집과 정원, 성곽을 과거의 유산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예술과 만나는 공간으로 확장한다. 성북구립미술관 김보라 관장은 "성북의 역사와 문화예술 자산을 동시대 예술의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장소를 거닐며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경험을 나누는 행사"라고 말했다.
2026 성북아트위크 공간프로젝트 성북동 별서_한성필, 송석정; 비움으로 짓는 집, 2026 전시 전경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