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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접고 잠실 베팅…한화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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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10. 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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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세권 토지매입 잔금 9억 미납 '철수 수순'
잠실마이스 시행법인에 1055억 추가 출자 결정
공사비 상승·지역부동산 침체…'투자 순위' 재편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빌딩 전경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빌딩 전경./한화
한화 건설부문이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의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된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에서는 철수하는 반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개발사업(잠실마이스)에는 1000억원 넘는 추가 출자를 결정했다. 대형 개발사업 투자 부담이 커지자 수익성과 입지 경쟁력을 따져 사업별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 컨소시엄은 대전역세권 복합2구역 개발사업 토지 매입 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매매계약 해지를 앞두고 있다. 전체 토지 매입대금 859억원 가운데 잔금 9억원을 기한인 19일까지 납부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은 대전역 동광장 일대 2만8391㎡ 부지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해 주거·상업·업무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2008년 기본구상안이 마련된 이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다가 2020년 7월 한화 건설부문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아파트 최고 층수를 69층에서 72층으로 높이고 올해 2월 착공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공사비 상승에 지역 부동산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사업성이 악화됐고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6년여만에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이뤄진 급격한 공사비 상승과 지역 부동산시장 약세 여파로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 데 따른 결과"라며 "이후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주주사들의 의사결정을 통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잠실마이스에는 자금을 추가 투입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지난 16일 잠실마이스 시행법인에 1054억9200만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대전역세권 사업과 달리 서울 핵심 입지 복합개발사업에는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잠실마이스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전시·컨벤션시설과 돔야구장, 숙박·상업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경상가격 기준 약 3조3000억원이다. 서울 강남권 입지 경쟁력과 대규모 전시·숙박 수요를 기반으로 장기간 운영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전역세권과 차이가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그동안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육성해 왔다. 그러나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급증하면서 대형 사업을 무조건 확대하기보다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잠실마이스 역시 공사비 상승에 따른 투자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사업 초기인 2016년 불변가격 기준 2조1672억원이었던 사업비는 최종 협상에서 2조6955억원으로 5283억원(24.4%) 늘었다. 여기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총사업비는 약 3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잠실마이스는 준공 이후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40년간 운영하며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된다. 아파트 분양을 통해 비교적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반 주택개발사업과 달리 전시·컨벤션과 숙박·상업시설 등 장기 운영수익이 사업성을 좌우한다.

따라서 공사비 관리뿐 아니라 준공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업비가 추가로 늘거나 예상보다 시설 운영수익이 저조할 경우 투자비 회수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잠실마이스 사업은 연내 착공과 2032년 준공을 목표로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상반된 행보를 개발사업 수익성 재점검 과정으로 보고 있다. 사업성이 악화된 지방 복합개발사업에서는 발을 빼는 대신 장기 운영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핵심 사업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잠실마이스 역시 사업비 부담이 큰 만큼 향후 공사비 관리와 시설 운영수익 확보가 투자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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