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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항암 신약·자체 제약 투트랙… R&D 영역 외연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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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10. 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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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BAL0891 임상 4개 트랙 가동
해열·진통 주사제 WS2405 개발 추진
R&D 투자 61%↑… 후속 성과 주목

과거 주력 파이프라인의 임상 3상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신라젠이 항암 신약 개발과 자체 제약사업을 병행하며 연구개발(R&D) 체질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항암 후보물질의 임상 트랙을 4개로 세분화해 적응증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제약사업부를 기반으로 해열·진통 주사제 개발까지 추진하며 연구개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오는 23~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6)에서 주력 항암 파이프라인 'BAL0891'의 추가 임상 1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앞서 지난 8일에는 국가신약개발재단(KDDF) 주관 '2026년도 제2차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 수행 기관으로 선정되며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도 확보했다.

신라젠 R&D 전략의 핵심은 임상 다각화다. 지난 2022년 도입한 BAL0891은 세포 분열에 관여하는 두 효소(TTK·PLK1)를 동시에 억제하는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계열 항암 후보물질이다. 현재 고형암 단독·병용요법(티슬리주맙·파클리탁셀)과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등 4개 세부 임상 1상 트랙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

특히 임상 파트2 연구를 통해 삼중음성유방암(TNBC)과 위암(GC)으로 개발 대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관련 연구를 국제학술지에 잇달아 게재해 학술적 근거도 더했다. BAL089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급성골수성백혈병 대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신라젠은 이번 ESMO에서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가능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원천 물질특허 소유권도 확보해 향후 기술이전 과정에서 권리 관계와 수익 배분 구조를 정비했다.

후속 항암 신약 개발은 차세대 정맥투여형 기술인 'GEEV(SJ-600 시리즈) 플랫폼'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바이러스 표면에 보체 조절 단백질인 'CD55·CD59'를 발현시켜 혈액 내 면역체계의 공격을 줄이도록 설계한 기술이다. 종양 내 직접 주사 방식의 한계를 넘어 전신 반복 투여를 구현하는 것이 개발 목표다.

SJ-600 시리즈의 선도 물질인 'SJ-650'은 올해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에 연구 성과를 게재했다. 또 이탈리아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레이테라'와 임상시험용 의약품 제조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 CD55·CD59 동시 발현 항암 바이러스 국내 특허 등록에 이어 지난달 말에는 후속 파이프라인인 'SJ-607'의 반복 정맥투여 관련 국내 특허를 추가 취득하며 후속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도 확대했다.

연구개발 투자는 늘고 있다. 신라젠의 상반기 경상연구개발비는 83억8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었다. 임상 확대에 따라 상반기 1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공정개발(CMC)과 품질보증(QA) 등 연구개발 관련 조직을 운영하며 후속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뒷받침할 매출 기반은 제약사업부가 맡고 있다. 우성제약 흡수합병으로 출범한 제약사업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49억29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의 96.7%를 책임졌다. 제약사업부 영업이익은 8억1530만원을 기록했다.

신라젠은 제약사업부의 개발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우성제약을 125억원에 인수한 뒤 흡수합병했으며, 올해 5월에는 완전자회사 '신라젠헬스케어'를 설립해 의약품 영업·유통 기능을 분리했다. 본사는 연구개발과 품목허가에 집중하고 자회사는 판매를 담당하는 구조다.

이러한 사업 재편과 함께 해열·진통 주사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국책과제를 통해 연구를 진행한 비마약성 해열·진통 주사제 'WS2405(덱시부프로펜주)'는 지난달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임상은 건강한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WS2405와 기존 주사제인 '칼도롤주사액'의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저용량과 고용량으로 나눠 약물을 투여한 뒤 혈중 약물 농도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아직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 단계지만, 항암 신약 중심의 연구개발을 기존 의약품을 활용한 제품 개발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무구조도 일부 개선됐다. 잔여 전환사채가 전액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미상환 잔액은 0원이 됐고,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6.6%를 기록했다. 다만 연구개발비가 매출 규모를 웃돌고 영업손실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제약사업의 성장과 후속 임상 성과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지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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