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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동특례가 메가특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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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1.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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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
정부의 '5극3특' 지방균형발전 구상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에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의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하는 것은 지역소멸 대응과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정착을 지원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주거·교육·의료·돌봄 등 정주여건을 먼저 갖추고, 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활시설을 제공하더라도 고용이 불안하고 장시간 노동이 지속된다면 장기 정착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와 생활 기반이 함께 마련되어야 지역 인구가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메가특구에서 논의되는 노동특례는 이러한 지역소멸 대응의 방향성과는 배치된다. 노동시간 규제와 초과근로수당 적용을 완화하고, 기간제 사용기간을 늘리며 파견을 확대하면 기업의 단기 비용은 줄어들 수 있다. 반면에 고용불안과 장시간 노동이 인재 확보와 숙련 축적을 어렵게 한다면 중장기 산업경쟁력은 약화된다. 비용 절감이 반드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첨단산업의 경쟁력에는 인력의 전문성, 현장 노동자의 공정 이해와 문제 해결 능력,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은 교육과 업무 경험, 동료 간 협력을 통해 형성된다. 숙련된 인력이 안정적으로 일하며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고용환경은 산업의 중요한 기반이다.

기간제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이러한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기업에는 정규직 전환 없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지만, 노동자에게는 고용의 불확실성이 지속된다. 숙련인력이 이탈하면 기업은 채용과 교육에 다시 비용을 들여야 한다. 사용기간 연장은 4년간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간제로 고용할 수 있는 상한을 늘리는 조치다.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을 앞두고 계약이 종료되는 문제는 개선해야 하지만, 사용기간 연장이 이를 해결하는지, 비정규직 남용과 정규직 전환 지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지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기간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고용불안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52시간 상한과 초과근로수당의 적용 제외 역시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따져야 한다. 업무가 집중되는 시기에 노동시간을 늘리면 당장의 일정에는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면 피로와 소진이 누적되고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진다. 창의적 연구와 정밀한 생산이 필요한 산업에서 건강과 휴식은 연구의 질과 생산성을 뒷받침하는 필수 조건이다.

고소득이나 연구개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업무량과 시간을 스스로 통제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직무에 맞는 운영방식은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시간 통제권과 적정 업무량, 과로 예방이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지역의 인재 확보 측면에서 노동조건은 매우 중요하다. 노동자는 보수와 경력 전망뿐 아니라 고용안정, 노동시간, 가족의 생활 여건을 고려해 지역 정착 여부를 결정한다. 기업 유치와 인력 확보를 분리해 노동조건을 낮추면 공장이 들어선 뒤에도 인력난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동특례의 필요성은 구체적인 자료로 검증해야 한다. 어떤 노동기준이 투자를 가로막는지, 특례에 따른 추가 투자와 고용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이직과 숙련 손실의 비용은 무엇인지 비교해야 한다. 기술·설비 투자와 인력양성, 업무 개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나 경영계가 요구한다는 이유만으로 노동기준 완화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사회적 대화에서는 이러한 종합적인 관점에서 지역과 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정책과 노동자에게 미칠 영향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정부 지원이 기업의 투자를 안정적인 고용과 숙련 형성, 노동자의 지역 정착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10년 후 5극3특과 메가특구의 성과도 이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지역에 인재와 기술이 축적되고, 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일하며 역량을 쌓을 수 있어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이 마련된다. 지방균형발전과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우선할 것은 노동특례가 아니라 인재와 숙련에 대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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