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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상용 구공상회 대표 |
대전 유성구 대덕대학 근처에 ‘구공상회’라는 술집을 연 전상용(31)은 20살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다. 그렇게 3년 만에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전 사장은 대전 대덕구 오정동에 9.9㎡(3평)남짓한 테이크아웃 전문 핫도그집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사업의 길을 나섰다.
“돈이 조금 들어가더라도 대학가로 가고 싶었어요. 20대 젊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면 무조건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모아놓은 돈이 많지 않아 작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가게를 열겠다는 꿈은 계속 꾸고 있었어요.”
장사로 경험을 쌓은 전 사장은 대학가 앞에서 운영되던 가게를 싼 가격에 넘겨받고 조개구이 전문집을 열었다.
“젊은 친구들이 조개구이를 먹고 싶으면 근처의 대천 해수욕장으로 달려가잖아요. 그런 분위기로 꾸몄습니다. 꼭 대천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먹을 수 있는 조개구이집을 선택했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아니어서 매장 인테리어나 홍보를 하는데 큰 돈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중고가의 조개를 안주로 먹기위해 가게를 찾는 학생들은 생각보다 적었다. 또 북한산 조개의 수급에 차질이 생겼고 조갯값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이대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게를 잠시 비우고 전국의 대학가를 돌았습니다. 서울의 신촌과 홍대, 건대는 물론이고 부산의 부산대나 경성대 앞도 돌며 인기있는 아이템을 찾고 아직 제 상권 주변에 없는 아이템을 찾았습니다.”
전 사장이 찾은 것은 90년대 콘셉트의 민속주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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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조개구이집을 운영할 때는 100만원어치 팔아도 20만원밖에 안 남았지만 이제 70만원을 팔면 40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가격이 싸다보니 카드로 계산하기보다 현금을 내는 테이블이 더 많았다.
“비쌀 땐 주로 카드를 냈는데 가격이 높지 않으니 친구들끼리 추렴해서 현금을 많이 내요. 역시 대학가 장사는 싼 게 좋은가 봐요.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가격 책정이 성공한 것이죠. 물론 학생들이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즉 가격과 분위기가 모두 편안해야 한다는 것이죠.”
또 다른 전 사장의 성공 노하우는 바로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다.
“요즘 학생들처럼 고민 많은 세대가 어디 있겠습니까. 연애문제·성적문제·취업문제 등 고민 많은 시기잖아요. 그런 친구들 어깨 토닥거려주고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안주 하나 서비스로 내주면서 제 마음을 보여주는 거죠. 그럼 그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을 소개해 오고 또 찾고 그래요.”
손님들과 가까워지다보니 가게가 붐빌때는 고객이 직접 술을 꺼내 먹기도 하고 옆 테이블의 소주나 맥주 주문을 받아 서빙해주기도 한다.
“학생들과 친해지니 이렇게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어요. 참 고맙죠. 그런데 오히려 그 친구들이 고맙다고 합니다. 그럴 때 보람을 느끼죠. 낯이 익은 친구들에게 안주 하나 서비스로 주고 인사하고 친해지고 또 오고 그러면 저도 반갑고 그래요. 가격과 분위기보다 사실 전 학생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술을 파는 곳이다 보니 서로 싸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전 사장은 아직 경찰을 부른 적이 없다.
“학생들이 피를 흘리거나 어디가 부러진 적이 없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경찰을 부른 적은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되도록 화해를 시켜주려고 해요. 보통 이제 막 입학한 친구들이 술을 잘 조절하지 못하잖아요.”
학교 주변 상권이다보니 학교 동아리에서 찾아와 후원이나 협찬을 해 달라는 요구하기도 한다.
“역사가 깊은 동아리거나 안면이 있는 친구들이면 꼭 협찬을 해줍니다. 어자피 술 마시는 친구들은 어딘가에서 술 마실텐데 그때 저희 가게를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 또 팸플릿이나 홍보지에 가게 이름이 노출되면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그걸 보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하니 나쁘지는 않아요.”
전 사장은 주점을 운영하면서 불편한 일을 겪기도 했다. 바로 텃세문제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이미 장사를 하고 계시던 분들이 텃세를 부리기도 합니다. 이미 터를 잡고 있는 곳에 새 가게가 들어오면 자신들의 밥그릇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에 미워하세요. 괜히 미성년자가 있다고 경찰에 신고도 하고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문제는 방학이다. 학기가 끝나는 여름과 겨울이 찾아오면 대학가의 학생수도 크게 줄어든다.
“여름방학 때는 그래도 좀 나아요. 계절학기를 듣는 친구들도 있고 집 계약문제로 대전에 머무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겨울에는 정말 어떻게 버티냐가 문제입니다. 정말 이 3개월은 거의 포기한다고 보면 돼요. 그래서 봄이나 가을이 되면 더 땀나도록 뛰는 것 같습니다.”
대학가 창업을 준비하는 창업 희망자들에게도 조언을 남겼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늘 트렌드를 읽는 눈을 갖춰야합니다. 그래도 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몸은 좀 피곤해도 오전에 내 시간도 있고 젊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재미있어요. 손님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