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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 CEO들, ‘예술 경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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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 기자

승인 : 2014. 01. 18. 12:53

 “고객의 예술 열정과 창조 본능에 부응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다”(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차세대 경제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문화예술 산업과 관련해 문화예술을 경영에 접목해 기업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활약상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도 철강 과자 등 전통 제조업체에서부터 정보기술(IT) 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경영에 예술을 접목하는 ‘예술 경영’ 도입에 속속 나서고 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은 최근 한국마케팅학회로부터 ‘올해의 CEO 대상’을 받았다. 윤 회장은 과자에 문화예술을 접목시킨 마케팅을 벌여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줄기차게 ‘예술 경영’ 을 주창해왔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이후 성정의 한계에 부딪힌 과자 시장의 돌파구로 ‘예술’을 꼽았다. 

특히 국악 대중화를 이루고자 ‘창신제’ ‘대보름 명인제’ ‘서울 아리랑 페스티벌’ 등을 개최하는 한편 국내 최초의 민간국악단인 ‘락음 국안단’도 창단했다. 또 경기도 양주에 복합예술단지인 ‘아트밸리’를 조성해 발전시켜왔다. 지난 달엔 지난 10여년 동안 추진해 온 예술경영의 경험과 관련 철학을 담은 책 ‘AQ 예술지능(미래 기업의 성공 키워드)’을 펴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예술을 ‘소통경영’의 주요한 축이라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재계 총수다. 박 회장은 임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박용만 회장과 함께하는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를 기획한 박 회장은 사회자 겸 공연 해설가로 나선다. 특히 지난해 9월에 열린 가을 콘서트에서는 직접 무대에 올라 참석 아티스트들과 함께 ‘그대여 안녕’을 열창해 임직원 및 가족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박 회장의 ‘예술 사랑’은 회사 밖에서도 계속 된다. 그는 지난해 9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 박정자 한극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임기 3년의 예술의전당 비상임 이사로 임명됐다. 7월에는 세아제강 고(故) 이운형 회장의 뒤를 국립오페라단의 새 후원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2100년부터는 정동극장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넥슨은 사내에 사회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인 ‘넥슨 포럼’을 마련하고 예술과 문화, 인문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넥슨 포럼은 넥슨의 지주회사 격인 NXC(옛 넥슨홀딩스)의 김정주 회장이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예술경영과 전문사 과정을 수강한 것이 발단이 돼 생겼다. 김 회장은 이 과정을 수강하고 나서 넥슨 내부에 문화와 예술을 배우는 과정을 만들면 종합 예술 성격을 가진 게임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한예종 측에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도움을 요청했다. 

김정주 NXC 회장
김 회장은 지난해 제주에 국내 최초의 컴퓨터박물관을 열었다. 제주시 노형동에 들어선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2446m²)규모로, 애플 최초 컴퓨터 ‘애플1’을 포함해 약 4000여 점의 소장품 중 1800여 점을 전시한다.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은 2011년 10월 철강업계 최초로 고급 건재용 컬러강판 ‘럭스틸(LUXTEEL)’을 선보였다. 럭스틸은 ‘럭셔리(luxury)’와 ‘스틸(steel)’의 합성어로 화려한 디자인과 완벽한 마감을 지향하는 제품이다. 장 사장은 김백선 디자이너와 김상훈, 이광호, 이현정 신진작가 등 전문가들을 직접 섭외해 럭스틸 개발에 참여시켰다.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은 장 사장은 현재 국립발레단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2011년 국립발레단과 역대 후원회장들의 추천을 받아 4년째 후원회를 이끌고 있다. 시즌 공연이 있을 때는 불가피한 일이 없으면 반드시 관람하고 단원들과 뒤풀이를 함께한다.

구본걸 LG패션 회장은 패션 브랜드에 인문학적 감성을 담을 것을 강조한다. “패션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그 안에 이야기가 있어야 하며,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고 스토리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LG패션은 문화예술공연에 대한 후원을 통한 문화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구본걸 LG패션 회장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은 지난해 11월 1세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역작인 공간종합건축사무소(공간) 사옥을 사들였다. 김 회장은 앞으로 공간사옥을 공공을 위한 미술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내부 공사 등을 거쳐 오는 9월 아라리오미술관(가칭)으로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서울과 천안에 아라리오갤러리를 운영 중인 김 회장은 1978년 천안 공용자동차 정류장사업을 시작해 유통, 버스터미널, 영화관, 외식, 미술 영역까지 확장했다. 2011년 신세계와의 경영제휴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을 운영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는 구한말 사군자 중 매화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화원화가(조선시대 그림 관장 관청인 도화서(圖畵署)에서 일한 직업화가) 황매산 선생의 친손자이다. 그래서 예술에 대해서도 깊은 조예를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대학시절 500원짜리 국립극장 C석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서울 공릉동에서 장충동까지 몇 번씩 버스를 갈아타고 다녔다.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
정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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