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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다룬 연극·전시 잇달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다룬 연극·전시 잇달아

기사승인 2014. 05. 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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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푸르른 날에' · '오월광주 치유사진전' 개막
푸르른 날에
연극 ‘푸르른 날에’ 중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이달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공연과 전시가 잇달아 열린다.

우선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연극 ‘푸르른 날에’는 내달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2011년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에서 모두 호평받으며 그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각종 연극상을 휩쓴 작품이다. 이후 2012년과 2013년에 걸친 재공연에서도 전속 매진 기록을 세웠다.

주인공은 5·18 항쟁의 포화 속에 헤어지게 된 연인 오민호와 윤정혜. 고문에 시달리다 변절자라는 낙인이 찍힌 민호는 속세를 떠나 암자로 들어가고 정혜는 홀로 딸을 낳아 기르며 모진 풍파를 견뎌낸다.

3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딸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된 민호는 식장에 들러 정혜와 조우하고 이들은 거짓말 같은 일들이 벌어진 ‘그날’의 기억을 담담하게 떠올린다.

무겁고 아픈 소재를 다루지만, 이 작품은 의도적으로 초반 힘을 뺀다. 고선웅 연출 스스로 ‘명랑한 신파’라 부를 정도로 과장된 동작과 코믹한 대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비장한 마음으로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방어 자세를 푼다. 그러나 그때, 저 푸르렀던 날의 아픔은 서서히 혹은 느닷없이 객석을 파고들고야 만다.

고선웅 연출은 이렇게 설명한다. “역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아간다고 할 때, 우리는 그 바퀴가 굴러가는 것만 본다. 이 작품은 그 바퀴에 치이고 깔린 사람들을 기억하고자 했다. 스탈린은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고, 100만 명의 죽음은 통계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100만 명의 죽음이 아닌, 바로 그 한 사람의 죽음이 만들어내는 비극이다.”

4년째 같은 배우와 같은 스태프가 같은 무대를 지킨다. 여산 역의 김학선, 정혜 역의 정재은, 일정 역의 이영석, 민호 역의 이명행, 기준 역의 조영규 등이 어김없이 출연한다. 남산예술센터와 신시컴퍼니 공동제작 작품이다.

2만5000원(청소년 1만8000원). (02)758-2150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는 9∼25일 ‘라운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광주 트라우마센터에서 기획한 ‘오월광주 치유사진전-기억의 회복’을 선보인다.

5·18 민주화 운동으로 고통 받고 상처 입은 유공자 9명이 사진 치유의 일환으로 촬영한 작품이 전시된다.

1980년 5월 안과치료를 받고 나오던 중 아무 이유없이 군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시민군에 합류한 뒤 경찰에 붙잡혀 100여일 동안 온갖 고문을 당한 정홍섭씨,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키지 못하고 나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최근까지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최용식씨, 무차별적인 폭행으로 허리를 심하게 다쳐 수술까지 받아야 했던 황의수씨, 공수부대원들에게 쫓기는 악몽을 자주 꾸고 사람 만나는 것이 불안한 이종우씨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유공자들이 기억 속에 깊이 남아있던 장소에 가서 상처와 대면하고, 사진을 찍어 마음의 고통과 응어리를 치유한 작품이다.

무료. (02)733-8945


이종우
‘오월광주 치유사진전-기억의 회복’에서 소개되는 이종우씨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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