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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금품수수 비리’ 의원들 국회서 사상 초유의 숨바꼭질

[스케치] ‘금품수수 비리’ 의원들 국회서 사상 초유의 숨바꼭질

기사승인 2014. 08. 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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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용 의원 “혼자만 사무실에 있어 취재진 다 몰려 억울하다”
신학용 사무실
21일 오전 11시께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 위치한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검사와 수사관, 취재진 등 수십여명이 모여 있다. /사진=이진규 기자
“평소대로 아침에 사무실로 출근했을 뿐이고 영장실질심사가 연기되지 않으면 자발적으로 법원에 나갈 것인데 끌려 나가는 모습처럼 보이면 곤란합니다.”

21일 오전 11시께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 위치한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무실 문 앞에는 검사와 수사관, 취재진 등 수십여명이 카메라들에 둘러싸여 신학용 의원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진을 치고 있었다.

검사와 수사관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신학용 의원 측은 조심스레 닫혀 있던 문을 열고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호소했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사무실 안에서 두문불출해온 신 의원 측은 “다른 의원들과 달리 평소대로 사무실에 머물고 있어 취재진들이 여기로 다 몰려 혼자만 영장실질심사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여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금품수수 비리를 받고 있는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히자 즉각 국회 의원회관으로 향했다. 동시에 국회 의원회관 안은 긴장감이 돌았다.

서울중앙지검과 인천지검 소속의 검사와 수사관들은 구인영장 서류를 들고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강제구인 대상 의원들이 머물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국회 의원회관에 나와 의원들의 동향을 살폈다.

검사와 수사관들은 오전 10시 10분께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무실을 급습했다. 이들은 닫힌 사무실 문을 수차례 두드리며 실랑이 끝에 문을 열었고, 사무실 안에 들어가 수색했지만 신계륜 의원은 자취를 감췄다.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무실도 상황은 마찬가지. 잠깐의 대치 끝에 수사관들이 김 의원의 사무실로 진입했지만 김 의원은 부재중이었다.

수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보관해온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구인영장 집행에도 나섰지만 박 의원도 이미 사무실에서 빠져나가 수사관들을 허탈케 했다.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여야 의원들 대부분이 의원회관에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신학용 의원의 사무실 앞에는 국회 관계자와 수사관, 취재진들이 몰려 긴장감이 고조됐다.

오전 10시 40분께 박범계·진성준·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신 의원의 사무실에 들어가 대화를 나눴다.

신학용 의원 측이 오전 11시께 “영장실질심사 연기신청이 거부되면 법원에 출석하겠다”고 밝힌 지 10여분 만에 검찰이 구인영장을 제시하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국회관계자와 취재진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신학용 의원 측은 잠긴 문을 열어달라는 검사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대치하다 20여분 뒤 변호사를 통해 문밖에 몰린 취재진이 빠지면 자발적으로 나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낮 12시 30분께 신학용 의원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검사는 “구인장을 집행하려 했는데 의원 측이 강하게 출석을 약속하고 있으니 믿고 가겠다”고 밝힌 뒤 수사관들과 함께 현장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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