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눈] 탄핵 정국에 부동산 정책 ‘셧다운’ 위기… 진영논리 벗어나야
    "치열한 주민동의율 확보 경쟁을 뚫고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에 선정됐는데,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혹시나 향후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지난달 말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된 경기 부천시 중동신도시의 한 아파트 주민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여야 대립이 극에 달한 만큼, 원활한 재건축 사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법안들이 당분간 국회에 계류될 가능성이 크기 때..

  • [기자의 눈] 체육계는 왜 조용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였던 2017년 8월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해 미국 사회에 큰 혼란을 안겼다. 당시 남부연합군의 상징적 영웅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철거에 반대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집회를 열었고 시위는 곧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 한 남성이 차량을 몰고 백인 우월주의 반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주변을 지나던 30대 여성이 사망했고 수십 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를 옹호..

  • [기자의눈] 방구석 '빠순이'들이 거리에서 희망을 노래할 때
    "저는 소녀시대랑 NCT 빠순이예요" 군부 통치 종식·개헌·민주화와 자유를 부르짖던 반(反)정부시위가 한창이던 2020년의 태국 방콕의 시위현장에 나간 20대 태국인 P씨는 기자에게 대뜸 자신을 빠순이라 소개했다. 연예인에게 환호하는 여성팬을 지칭하는 '빠순이'가 '오빠 순이'에서 비롯돼 사실 그닥 좋은 뜻은 아니라는 설명에 그는 "알아요. 하지만 시국이 빠순이까지 나오게 하잖아요. 현장에서는 빠순이라는게 자랑스러웠어요"라고 답했다. 2020..

  • [기자의눈] 유소불위(有所不爲) 선관위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어진 4일 국회의 계엄해체 요구 결의안 가결과 7일 탄핵소추안 부결까지, 역사책에서나 볼법했던 일련의 사태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또 다른 의미에서 주목을 받는 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였다.윤 대통령의 계엄 선언 직후 계엄군은 국회보다 먼저 선관위에 도착해 사전투표 명부를 관리하는 통합명부시스템 서버 사진 등을 확보한 뒤 돌아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를 '윤 대통령의 지..

  • [기자의눈] '절판 마케팅'의 악순환
    "암 치료비 최대 17억원까지 나가는 상품,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이시니 무조건 가입하세요."지난달 말 보험설계사로부터 '절판 마케팅' 문자를 받았다. 문의를 해보니 금융감독원이 과잉 진료 우려에 판매 중단을 지시한 암 치료비 비례형 보험이었다. 소비자가 쓴 의료비에 비례해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금융당국 판매 자제령이 오히려 영업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아니러니 한 상황이 됐다. 절판 마케팅 논란은 수없이 반복돼왔..
  • [기자의 눈] '재계 6위' 롯데 흔든 지라시…'無근거' 기업 흔들기 없어야
    '왝 더 독(Wag the dog)'.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닌, 꼬리가 개를 흔들고 있다는 의미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일컫는다. 사소하게 여겨질 법한 것이 때로는 몇 배는 더 큰 상대를 좌지우지하는 셈이다.최근 유통업계에서 '왝 더 독' 현상에 빗댈 수 있는 새로운 사례가 나타났다. 바로 유튜브 지라시에서 시작된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이다. 10분도 되지 않는 동영상 두 편에 국내 재계 6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통 명가'의 입지..

  • [기자의눈] 대왕고래 프로젝트, 정치적 색안경은 필요없다
    동해 심해 가스전·유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시추 계획을 확정하면서다. 시추선 웨스트카펠라 호도 한국으로 출발해 이달 중순 경 첫 시추 작업을 시작한다. 아직 갈 길은 멀다. 1차 시추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나 나올 것이고, 총 5차례의 시추 중 이제 겨우 첫 시추를 시작한 것이다. 비용 역시 시추 1공 당 100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에 들어갈 비용이 더 많다. 어쨌거나 계획이 확정되..

  • [기자의눈] 간신히 살린 한·일 협력, '사도광산'으로 발목 잡혀선 안 된다
    과거사 문제가 또 불거졌다.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은 분명 한·일 양국에 악재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한·일 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도록 놔둬선 안 된다.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협력은 협력대로"라는 고위 외교당국자의 말처럼 간신히 살린 양국 협력 모멘텀은 이어가야 한다. 언론과 정치권에선 연일 호들갑이다. 우리 외교부를 향해 "대일 굴욕외교", "저자세 일관", "늦장 대응" 등의 표현을 쏟아내고 있다.이쯤에서 조태열 외교장관의 발언을 곱씹을..
  • [기자의눈] '오징어게임2'를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K-콘텐츠 흥행의 주역이 돌아온다. 2021년 '넷플릭스 역대 시청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오징어게임'의 두 번째 시즌이다. 흥행 보증수표이자 3년 만에 등장하는 후속작에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달갑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막대한 트래픽 수요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국내 통신사들이다.넷플릭스와 구글 등 해외 CP(콘텐츠공급자)의 '망 무임승차'는 통신업계 대표 현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간단히 말해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인터넷..
  • [기자의눈] 건설·부동산 부양책, '희망 고문' 되지 말아야
    "그간 여러 차례 건설업·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들이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확실히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주택 공급 확대 방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선책, 공사비 안정화 대책 등 최근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건설·부동산 관련 정책에 대한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의 평가다. 예전부터 그랬듯 올해도 부동산시장은 다사다난했다. 연초에는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고,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서울 등 수도권 집값도 내..
  • [기자의눈]한강이 쏘아올린 작은 공
    소설가 한강이 다음 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 문학상 시상식에 한국어 소개를 들으며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상자를 소개하는 연설의 마지막 문장을 작가의 모국어로 하는 노벨 문학상 시상식의 관례 때문이다. 그야말로 가슴 뭉클한 순간이 될 듯하다.한강의 수상으로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내 서점가에서는 한강의 책 판매량이 급증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강 책 인증 챌린지' 행렬이 이어졌다. 비록 '반짝'하는 현상이라..
  • [기자의눈] 경찰 특활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경찰청 특수활동비(특활비) 31억6700만원을 전액 삭감하는 내용이 담긴 내년도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의 기본경비 예산 1억700만원을 비롯해 방송조명차·안전 펜스 등 관련 예산 26억4000만원도 감액했다.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경찰의 특활비 예산 삭감은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가 발단이 됐다. 야권은 당시 집회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조합원..
  • [기자의눈]'실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치'의 막무가내도 필요하다
    모터스포츠의 정점으로 꼽히는 포뮬러 1 월드 챔피언십(F1 그랑프리). 이곳에선 실력과 돈, 심지어 운까지 3박자를 갖춰야만 '참여'정도는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1년 동안 24라운드에 걸쳐 진행되고 자동차가 달려야 할 거리는 총 800km에 달한다. 드라이버는 경주차로 최고시속 350km, 평균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려 순위를 겨룬다. 자칫 큰 사고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위험이 따르지만 경기에 우승하면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드라이..

  • [기자의눈] 은행권 점포 축소…깊어지는 지방 소외감
    "자주 가던 은행이 사라졌어요. 그나마 가까운 곳을 찾았지만, 길을 자주 헤매 1시간이 훌쩍 걸렸어요"전북 전주시 덕진구 어은골에 사는 A씨(70대)는 지난 7월 NH농협은행 태평동지점이 폐쇄한 이후, 격주에 한번씩 1.7km 떨어진 전주완주시군지부를 찾아 나선다. 지도 앱은 걸어서 30분 거리라고 나오지만, A씨는 위치를 몰라 헤매다보면 1시간이 훌쩍 걸린다고 하소연한다.어은골은 고령층이 많은 지역이다. 교통이 불편해 어디를 가든 도보 이동..
  • [기자의눈] 조선업계, 잘될수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들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사실 저희는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요즘 조선업계를 보고 있자면 그야말로 엄마 미소가 절로 난다. 기자가 산업부에 온, 딱 2년 전만 해도 한화오션이 아직 대우조선해양으로 혼란하던 때였고 국내 조선사들 대부분 2010년대 수주했던 저가 선박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다.그러나 서서히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돌아왔고, 마침내 포텐이 터졌다. 조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조선가지수'는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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