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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한전부지 입찰, 현대차-삼성과 국가가 윈윈하려면

[기자의 눈]한전부지 입찰, 현대차-삼성과 국가가 윈윈하려면

기사승인 2014. 09.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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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입찰과 관련,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빅 매치를 벌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한전의 입장은 즐겁다. 1원이라도 더 써낸 쪽이 승리하는 최고가 입찰경쟁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에 부채질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부지를 팔아 부채를 줄이려는 한전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다만 국가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을 위촉해 부지 매입 후 개발 계획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 하는 것이 무작정 비싼 값에 땅을 팔려는 것보다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계를 출입하는 기자 입장에서 보면 과열경쟁이 과연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재계 서열 1, 2위 기업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든다. 현재 환율리스크와 실적 저조에 시달리는 삼성과 현대차에 무리한 인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가해서는 안될 문제다. 일본차는 살아나고 있고, 스마트폰 사업도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도 배제해선 안된다. 과거 부흥기를 누리면서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현재까지도 부흥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계 서열 1, 2위인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삼성가(家)’와 ‘현대차그룹가(家)’의 싸움은 값을 올리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인수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서울 양재동 사옥이 비좁고 글로벌 경쟁사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랜드마크가 없다는 점에서 설들력도 있다. 이 자리에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건립해 아시아의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전략도 공표했다. 흩어진 그룹본사 뿐 아니라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등을 한 곳에 모은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연간 10만 명에 달하는 자동차 산업 관련 외국인을 유치하고, 대규모 관광객도 방문하도록 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언급하며 현대차그룹 인수 시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삼성은 현대차그룹에 비해 외견상은 조용하다. 하지만 물밑작업은 활발히 진행해 왔고, 부지 매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사업성 검토도 이미 마쳤다는 전언이다. 결국 삼성이나 현대차 모두 10조~15조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의 사업에 연구개발 투자를 해야하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큰 금액이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고 현대차 역시 엔저를 앞세운 일본차들의 공세와 중국사업의 규제강화, 내부 경영여건 악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투자를 통해 체질 개선을 하는 작업에도 투자가 필요한 중요한 시기다. 정부와 한전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공기업인 만큼 효과적인 입찰 방식을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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