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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질소 과자’ 보트를 보는 엇갈린 시선

[기자의눈] ‘질소 과자’ 보트를 보는 엇갈린 시선

기사승인 2014. 09.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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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만
생활과학부 정석만
‘질소 과자’ 보트가 한강을 건넜다. 지난 28일 서울 한강에서 대학생들이 과자 봉지를 테이프로 이어 붙이고 랩을 씌워 보트를 만든 뒤 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실제로 성공한 것이다.

앞서 이들은 유튜브에 국산과자의 과대포장 문제를 알리겠다며 이 같은 퍼포먼스를 예고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모은 바 있다. 과대포장 문제를 해학적으로 비판해 경종을 울리겠다는 취지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뉴스마다 지지 댓글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직접 한강을 찾아 이들의 색다른 항의를 지켜보고 보트의 주재료인 봉지 과자를 직접 가져와 기부하는 이들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사실 과자의 과대포장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대학생들의 퍼포먼스가 관심을 불러모은 것은 단순히 불만을 토로한 것이 아니라 한강 도하라는 충격 요법을 통해 ‘질소 과자’ 행태를 비판하는 등 과자 제조사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는 점이다.

제과업체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과자 포장 내 질소 충전은 내용물 파손과 변질을 막기 위한 것인데 다소 오해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대학생들이 일종의 ‘스펙 쌓기’를 위해 이슈가 될 만한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질소를 사니 과자가 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될 정도로 국산 과자가 신뢰를 잃은 데는 국내 제과업계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가격인상과 맞물린 과대포장 논란이 수년간 지속되는 동안에도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 개선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모범답안만을 내놓을 뿐 정작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가지라’는 뼈 있는 일침은 이번 퍼포먼스를 주도한 대학생만이 아니라 모든 소비자들의 바람이다. 그리고 제과업체만이 아닌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는 모든 기업들이 귀담아 듣고 되새겨야 할 기본 중의 기본 덕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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