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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묵직한 화두 던지는 연극 잇달아 무대에

깊어가는 가을, 묵직한 화두 던지는 연극 잇달아 무대에

기사승인 2014. 10.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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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똥을 누고…' '단테의 신곡' '미국 아버지' 등
단테의 신곡
연극 ‘단테의 신곡’ 중 한 장면./제공=국립극장
깊어가는 가을밤, 무대 위에서 성찰의 시간이 펼쳐진다.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깊은 깨달음을 전하는 연극작품들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오는 28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개막하는 연극 ‘너는 똥을 누고 나는 물고기를 누었다’는 혜공과 원효 사이에 오갔다는 선문답 ‘여시오어’(汝屎吾魚)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혜공과 원효가 포항 운제산이 있는 항사동 시냇가에서 어울려 놀며 물고기를 잡아먹고 돌 위에 걸터앉아 대변을 보다가 나온 이야기다. 혜공이 변을 가리켜 원효를 희롱한 말이 ‘여시오어’였는데, 이는 ‘너는 똥을 누고, 나는 고기를 누었다’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일화 때문에 당시 운제산 자락의 절 이름이 항사사(恒沙寺)에서 오어사(吾魚寺)로 바뀌었다.

연극은 이 일화에서 ‘나의 변과 내가 잡은 물고기는 하나다’라는 메시지를 끌어내 결국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너와 나의 편가르기가 무의미함을 강조한다.

혜공과 원효처럼 개성이 독특한 ‘스님 광대’들이 등장, 몸과 사물을 매개로 농담처럼 수많은 화두를 던지면서 현실과 삶의 진리를 이야기한다. 연출과 배우들은 강원도 화천 연습실에서 마치 수도승이 수행하듯 작품을 준비했다.

국립극단이 올가을 선보여 온 ‘삼국유사 연극만발’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내달 9일까지. 2만원. 1688-5966


너는똥을누고나는물고기를누었다
지난해 11월 초연돼 매회 객석 점유율 100%를 넘은 연극 ‘단테의 신곡(神曲)’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신곡’은 이탈리아의 정치인이자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다. 주인공 단테가 사람이 죽은 뒤 간다는 지옥·연옥·천국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담은 시 100편으로 구성됐다.

올해 공연에서는 지옥을 견디는 존재로서 단테의 존재가 한층 더 부각되고, 연옥과 천국의 극적인 측면을 극대화하고자 천국 부분을 새롭게 각색했다.

아울러 원작과 초연에 없는 ‘단테의 그림자’와 ‘늙은 단테’를 등장시켜 자기 성찰의 존재로서 단테가 극의 방점을 찍도록 했다.

초연 때와 극 해석이 달라짐에 따라 무대와 음악도 새로워진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초연 당시 단테를 맡은 지현준이 다시 단테로 무대에 서는 것을 비롯해 정동환(베르길리우스), 박정자(프란체스카)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한다.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3만~7만원. (02)2280-4114~6


단테의 신곡 포스터
2004년 알카에다의 손에 참수되는 모습이 인터넷에 생중계된 미국인 닉 버그의 아버지 마이클 버그가 영국전쟁저지연합에 보낸 편지를 토대로 한 연극 ‘미국 아버지’도 관객과 만난다.

물질주의와 권위주의를 거부한 68혁명의 퇴색을 경험하고, 현대 사회의 자본주의와 인종·종교 문제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 미국인 아버지를 통해 한국과 세계가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바라보려 했다.

미국의 이야기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를 다뤘다.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중구 필동 이해랑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3만원. (02)764-7462


미국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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