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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사고’ 환풍구 부실시공 확인 “하중으로 받침대 1개 파괴돼…”

‘판교 사고’ 환풍구 부실시공 확인 “하중으로 받침대 1개 파괴돼…”

기사승인 2014. 10. 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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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사고 원인
박성주(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장) 판교사고 수사본부 부본부장은 27일 경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판교사고 환풍구 1차 감정결과를 요약하면 덮개 구조물(구멍 뚫인 철판)은 십자앵글(가로 1개, 세로 2개) 왼편이 굽힘 변형돼 파괴됐다”며 “굽힘 변형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용접불량, 지지대 절단, 앵커볼트 미고정 등 부적절한 시공형태가 보인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사고 환풍구 덮개 지지대가 콘크리트 바닥에서 떨어져 있는 모습. / 사진 = 판교사고 수사본부 제공
17일 발생한 ‘판교 환풍구 사고’와 관련,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광장의 환풍구가 부실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한 결과, 환풍구가 부실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추락사고는 직사각형 형태인 환풍구를 세로로 지탱하고 있는 2개의 부재(받침대) 중 좌측 부재가 꺽이고, 이와 맞닿아 있던 가로 부재 용접부(좌측 1/3 지점)가 사람들의 하중에 의해 내려앉으면서 파괴돼 발생했다”며 “전체적인 감정결과 용접불량, 앵커볼트 미고정 등 부실하게 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환풍구는 세로 부재(3.7m) 2개 위에 가로(6.1m) 부재 1개가 지나는 직사각형 형태로 그 위에 덮개 13개가 얹혀져 있는 구조로 시공됐다.

부재는 콘크리트 구조물 벽면에 마치 창살처럼 고정돼 있고 콘크리트 위쪽 직사각형 테두리로는 철제 L자형 테두리받침대(앵커)가 결합돼 있어 덮개를 지탱하도록 설계돼 있다.

가장 많은 하중을 받는 지점은 받침대인 부재 3개의 접합부,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제 L자형 테두리받침대(앵커) 연결부 등으로 알려졌다.

부재의 경우 3개 중 세로 2개는 일체형 강관으로 시공됐지만 가로 부재는 짧은 강관 3개를 용접으로 이어붙인 형태를 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가로 부재는 좌측 1/3 지점 용접부가 아예 떨어져 나갔고 좌측 세로 부재는 휘어져 꺾이면서 덮개 9개가 붕괴돼 4개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부재 3개가 맞닿는 부분도 대강 용접돼 고정된 상태였다.

경찰은 일체형 강관을 쓰지 않고 짧은 관을 용접해 이어붙인 것이 규정에 어긋난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설계분야를 수사 중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환풍구 콘크리트 구조물 위를 둘러싸 덮개를 지탱해야 하는 L자형 테두리받침대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고정하면 덮개를 지탱할 수 없을 정도의 이격을 보이면서 또 다른 L자형 소형 앵글(일명 하스너)로 괴어져 있었다.

이로 인해 콘크리트 구조물과 테두리받침대 사이를 결합하는 볼트·너트 결합부 40곳 중 11곳은 대강 용접된 채 마무리됐고 이 중 2곳은 아예 너트도 없었다.

경찰은 “우측편 테두리받침대와 콘크리트구조물을 먼저 결합하니 왼쪽으로 갈수록 이격이 생겨 받침대와 덮개 사이 공간이 생겼다”며 “볼트와 너트 위치가 맞지 않는 곳은 용접으로 대강 마무리한 흔적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볼트와 너트는 정상 결합되진 않았지만 테두리받침대가 콘크리트 구조물에 제대로 결합된 우측 1/3 지점은 사고 후에도 부재나 덮개가 원형을 유지했다.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L자형 테두리받침대가 제대로 결합만 됐다면 더욱 큰 하중을 견딜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경찰은 “이번 감정은 시뮬레이션 실험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1차 중간 결과”라며 “하중실험(21일) 결과는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와 함께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출국금지 조치된 관련자 11명 중 공연 관계자 5∼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시공 관계자들에 대해선 보강 조사를 거쳐 형사입건한다는 방침이다.

17일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돼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18.9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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