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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지배구조 이슈 탔더니…공모주 청약 ‘대박’

제일모직, 지배구조 이슈 탔더니…공모주 청약 ‘대박’

기사승인 2014. 1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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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가치평가
오너 일가 지분율 45.6%로 계열사 중 최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 출자구조 정점에서 지배력 강화
삼성그룹지주회사체제전환시나리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이슈에 힘입어 역대 IPO 기업 중에서 가장 많은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으며 ‘대박’을 기록했다. 제일모직은 오너 일가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지배구조 정점의 회사로 그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11일 제일모직 상장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이 청약과 함께 맡긴 증거금만 총 30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였던 2010년 삼성생명(19조2216억원)의 기록을 넘어섰다. 청약 경쟁률도 194.9대 1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는 상장 후 삼성의 실질적 지주회사로서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이 남다를뿐더러, 장기적 관점에서는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삼성의 지배구조 체제는 제일모직이 정점에서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와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제일모직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SDI→ 삼성물산’, ‘제일모직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카드 → 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구조다.

이는 오너가(家) 3세들의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생명에 대한 직접적 지배력이 약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인수나 상속을 통해 지분을 확보할 경우 막대한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자, 적은 돈으로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제일모직을 노렸던 것이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전체 주식의 0.57%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생명의 주식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지금의 지배 구조는 지난 1996년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매입하면서 생겨났다. 당시 에버랜드는 주주 계열사를 상대로 CB를 발행했지만 이들이 인수를 포기하자, 전량을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에게 배정했다. 이 부회장은 전체 지분의 31.9%를 48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주당 7700원에 주식으로 전환했다.

현재 제일모직은 이재용 부회장이 25.1%,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8.37%,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72%를 보유해 오너 일가 지분율이 45.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순환 출자 구조를 정리하거나 계열사를 재편한다고 해도 최상단에 위치한 제일모직의 영향력은 변함 없을 것”이라며 “천문학적 금액으로 인해 지배구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모직의 지분 가치도 훼손되거나 성장성이 퇴색되지는 않을 것”라고 말했다.

단순히 지주사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삼성 내에서 제일모직이 갖고 있는 의미는 크다. 제일모직은 고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이 1954년 9월 세운 회사로 삼성그룹의 모태기업 중 하나다. 지난 7월 단행된 삼성SDI와 구 삼성애버랜드와의 합병 당시에 제일모직 사명은 존폐위기에 처했지만 모태사업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는 취지 하에 복귀된 일례가 있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이슈로 인해 기업 가치가 고평가됐다고 지적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제일모직의 가치 증대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변환이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가 되든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상승시켜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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