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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극적 재구성] “내 몸에서 노인 냄새 나니”… 성폭행 혐의 70대 성치료 의사 목숨 끊어

[기사의 극적 재구성] “내 몸에서 노인 냄새 나니”… 성폭행 혐의 70대 성치료 의사 목숨 끊어

기사승인 2015. 01. 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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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그 성치료 빙자 성폭행 혐의 70대 정신과의사 숨진 채 발견/ 자료사진 = 픽사베이


아침부터 의사 선생님이 정희를 진찰실로 부른다.


간호사도 없는 진찰실에 들어서자 올해로 71세인 의사가 문까지 와서 정희를 맞이한다.

 

"오늘 몸 상태는 어때? 기분은 괜찮고? 자 한번 안아보자. 이건 ‘허그치료’라고 하는 거야"

 

고령의 의사가 서른 살 정희를 끌어안는다.


정희의 볼에 얼굴을 비비고 이상한 신음 소리를 내며 말한다.

 

"내 몸에서 노인 냄새 나니? 응? 어때?"

 

의사는 몸을 정희에게 더욱 밀착시킨다.


정희는 의사가 흥분했다는 걸 느꼈다.


의사의 성기가 커져 정희의 몸에 닿았고, 정희는 여느 아침처럼 그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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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치료를 위해 정희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70대 원장에게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은 지 3개월째.
원장은 ‘허그치료’라는 이름으로 서른 살 정희를 끌어안기 시작했다.


처음엔 치료의 방법이니 정희는 고령의 원장이 안아도 저항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치료라는 느낌보단 원장의 성적 대상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의 신음 소리하며, 원장의 발기된 성기가 느껴진 후, 정희는 며칠을 참다 경찰에 신고했다.


/자료 사진=픽사베이

3 개월 동안 정희가 느낀 수치심과 아침마다 고통스러웠던 시간이 해결될 것이라 믿었지만, 경찰은 그 누구도 잡아가지 않고, 조사도 하지 않고 돌아갔다.
경찰의 짧은 질문과 의사의 몇 마디 답변이 끝이었다.


"아, 환자가 그런 신고를 했어요?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하지만 ‘허그치료’는 유럽에서 실제 사용하고 있는 치료법의 일종입니다. 의사로서 윤정희 환자에게 적합하다 판단돼 치료의 일환으로 행하고 있는 겁니다"


경찰에겐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말보다 원장의 한마디가 더 신뢰가 되었다.
경찰의 신고로 정희의 보호자도 함께 왔지만, 의사의 한마디로 역시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 사건이 있은 후, 원장의 행동은 더욱 대담해졌다.
정희를 끌어안기 위해 부르는 횟수도 잦아졌고 강도는 더욱 세졌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어느 늦은 밤.
원장은 정희의 입원실로 들어왔다.

"오늘은 섹스치료라는 걸 할 거야.
비기질성 질 경련증, 극치감 부전일 때 사용하는 치료법이거든.
일단 침대에 드러누워 봐"


마치 치료하는 것처럼, 원장은 정희가 알지도 못하는 의료용어를 써가며 정희의 옷을 벗긴다.


"섹스치료는 너와 나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거거든? 우리 정희 비밀 지킬 수 있지?
오빠, 가족에게 이야기하면 안 돼?
이거 했다고 또 형사 안 부를 거지? 맹꽁아
형사 안 부를 거지? 고발 안 할 거지?"


원장은 재차 확인이라도 하듯 옷을 벗긴 정희에게 대답을 요구한다.


어릴 적, 새아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정희는 폐쇄된 공간에서 자신보다 심리적으로 높은 사람에게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다.
어릴 적 그 공포감은 성인이 되어도 극복하지 못했다.
작년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던 정희는 옆방 남자가 자신의 방에 들어와 성추행했을 때도 저항하지 못했다.


정희는 원장과의 상담에서도 이를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원장이 지금 치료라는 이름하에 탐욕스러운 손으로 정희의 몸을 더듬거린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지만 정희는 사리 분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번 경찰 신고 때 정희가 깨달을 것은 달랐다.


/자료 사진=픽사베이

사람이 아프면 의사를 찾는다.
아픈 사람에게 의사의 말은 절대적이고 의사의 치료가 아프다 하더라도 환자는 참아낸다.
환자를 낫게 해줄 것이라는 당연하지만 소중한 믿음을 갖고 있으니까.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것만으로 정희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는 이 현실에서 정희의 진실을 봐줄 사람이 있을까?
결국, 정희는 스스로를 지킬 방법을 의사에게 몸을 내준 채 찾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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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장기간 성폭행을 한 70대 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4일 오후 7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 4층 남자화장실에서 신경정신과 의사 A(71)씨가 좌변기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손목과 목의 경동맥 부위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으며,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치료라는 이름으로 30대 장애인 환자를 성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성폭력특례법 위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작년 4월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최근까지 검찰 수사를 받아왔으며, 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도 제소돼 출석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A씨가 검찰 수사 등에 부담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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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극적 재구성] 실제 사건을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 한 기사입니다, 따라서 기사에 등장하는 이름은 가명입니다. 재구성한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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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톡톡] 아시아투데이 모바일 버전에서는 '기사의 극적 재구성'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m.asiatoday.co.kr/kn/atootalk.html?ap=2#2015.01.27


아시아투데이 조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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