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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참전 미국에 감사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전쟁참전 미국에 감사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기사승인 2015. 02. 0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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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40사단·참전용사·후손, 한국전쟁 중 지어준 가평고·관인중고 졸업식 장학금 전달...박승춘 보훈처장·심호명 담제보훈회장 '보은' 만찬..."미군 한반도 주둔, 굳건한 한미동맹 상징"
미40사단 참전용사
한국전쟁 당시 경기도 가평고와 포천 관인중고를 지어 준 미40사단 한국전쟁 참전용사회장인 브렌트 제트(왼쪽 셋째)와 현역 부사단장인 존 레쓰롭 준장(둘째), 로버트 쿠엔즐리(첫째), 데이비드 무어 참전용사가 4일 저녁 심호명 담제보훈기념사업회장(넷째·밝은사회 국제클럽 한국본부 총재)이 연 보은행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종원 기자
“미국이 전 세계 전쟁에 많이 참전했지만 고마움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감사를 전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6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전쟁 때 도움을 준 미국을 기억하고 고마움을 전하는 것에 대해 미군 참전용사들과 현역 군인들은 오히려 감사를 표했다.

전쟁의 포성 속에서도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을 보고 감명 받은 미 40사단 장병들은 십시일반 돈을 걷어 경기도 가평고와 포천 관인중고를 지어줬다. 6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한국전쟁 미군 참전용사들은 해마다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해 ‘한미동맹’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오는 6일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다시 찾은 미40사단 참전용사와 그 가족, 현역 부사단장 일행은 5일 또 하나의 한·미동맹의 소중한 인연이 된 관인중고 졸업식에서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4일 저녁에는 해마다 한국전쟁 해외 참전용사들을 찾아 보은 행사와 기념 사업을 펼치고 방한하는 참전용사와 그 가족, 미40사단 장병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는 심호명 담제보훈기념사업회장(밝은사회 국제클럽 한국본부 총재·제주물산 대표)이 감사 메달을 목에 걸어주고 고마움을 전하는 만찬을 베풀었다.

심 회장은 미국과 캐나다, 필리핀에 이어 오는 5월에는 푸에르토리코, 10월 터키를 찾아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진정어린 감사를 표할 예정이다. 심 회장은 미 40사단과 가평고의 60년 우정을 세상에 알려 한미동맹 역사관이 교내에 들어설 수 있도록 주도하기도 했다. 심 회장은 해마다 방한하는 미 40사단 참전용사와 현지 사단 지휘관들과 함께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해 상을 주고 있다.

이날 만찬에서 브렌트 제트 미40사단 한국전 참전용사회장(82)은 “전쟁 당시와 전쟁이 끝난 후에는 전쟁의 참상 때문에 한국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5년 전에 초청으로 한국에 한번 온 이후로는 한국의 경이로운 발전에 감명을 받아 자꾸 오고 싶어 졌다”고 말했다.

제트 회장은 특히 “미국이 전쟁을 많이 했지만 아직도 감사의 뜻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는 교류를 계속하지만 이렇게 일반 국민들이 우리를 아직도 기억하고 고마워하기 때문에 감사의 뜻을 다시 전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참전용사들과 함께 온 존 레쓰롭 미40사단 부사단장(준장)은 “1988년부터 2년 간 미2사단 포병대대에서 소위·중위로 근무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다시 왔다”면서 “미국 국민과 미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대한민국의 가장 소중한 친구이며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를 유지하는 동행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레쓰롭 부사단장은 “미40사단 참전용사 선배들과 후배 군인 현역들, 그리고 그 자손들이 가평고와 관인중고를 아직도 찾고 있다는 것이 바로 한·미동맹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면서 “미국과 미군이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에 와 있다는 것이 한·미동맹이 얼마나 강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고(故) 노만 해클러 연대장 아들인 알랜 해클러 씨(57)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가 3년 전에 세상을 떠난 후 미40사단과 가평고·관인중고와의 소중한 인연을 자손 후대까지 계속 이어가기 위해 ‘미40사단 한국전쟁참전용사 아들과 딸 모임’을 만들었다. 해클러 씨도 이번에 처음으로 동행했다.

'6.25전쟁 참전용사와 함께'
미40사단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부사단장이 5일 경기도 포천 관인중고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 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관인중고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40사단 장병들이 전쟁 직후 지어줬다. /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해클러 씨는 “아버지를 비롯해 대부분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아들들에게는 참전 사실을 잘 알리지 않고 있지만 손자·손녀들에게 참전 얘기를 많이 들려줬다”면서 “한국을 도와주기 위해 전쟁에 참전한 아버지가 정말로 자랑스럽고 그 후손들은 계속 대를 이어 장학금을 전달하고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참전용사 보은행사와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는 심 회장은 지난해 8월에는 인천상륙작전을 진두지휘했던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의 한국어 통역관인 케네스 캠펜 한국전 참전용사의 생존 사실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리고 미 현지서 ‘평화의 사도’ 증서와 메달을 직접 목에 걸어줬다.(아시아투데이 2014년 9월 15일자 1·3면 단독보도 참조)

국가도 선뜻 나서 하기 힘든 일인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들을 위한 심 회장의 보은행사는 ‘친한파’로 잘 알려진 에드 로이스 미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이 ‘심호명의 날’을 지정하고 직접 감사장을 수여할 만큼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지는 ‘민간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지금까지 고마움을 잊지 않고 해마다 미국을 찾아 보은행사를 열고 있는 한미동맹의 진정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심 회장을 집중 조명해 보도하고 있다.

사재를 털어 한국전쟁 난민 정착촌을 개척한 부친의 사회봉사 정신을 오롯이 이어 받은 심 회장은 지난해 3월 정부가 수여한 한국전쟁 60주년 유공자 국민포장을 정원홍 국무총리로부터 직접 받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국가보훈처가 수여하는 올해의 보훈문화상을 받았다.

심 회장은 “대한민국이 정말로 어려울 때 도와 준 국가와 국민들에 대해 힘이 닿는 한 계속 감사를 표해 나갈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지금의 눈부신 발전을 일궈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신세를 졌던 수많은 ‘이름없는’ 사람들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정한 고마움을 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가평고에 이어 한국전쟁 당시 미40사단이 경기도 포천 관인중고도 지어줬다는 새로운 사실이 알려져 한미동맹을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관인중고는 미40사단이 1953년 7월 정전협정 후 관인 지역에 선버스트 빌리지(미40사단 부대마크 태양 상징)를 조성하면서 학교 터와 건물 공사를 해 1955년 4월 27일 세워졌다.

그동안 미40사단과의 인연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3월 이 학교에 부임한 전 가평고 교장인 한병헌 교장의 학교 건립 역사 조사와 관인중 1회 졸업생 홍대용(77)씨의 “휴전 후 미군이 재건사업을 통해 관공서와 주요 건물 등을 지어줬다”는 진술을 통해 미40사단과의 특별한 인연이 확인됐다.

한 교장은 보관해 온 1950년대 미국 현지 신문에 ‘미40사단이 관인 지역에 선버스트 빌리지를 조성했다’는 기사와 함께 미40사단이 지어 준 가평고의 초창기 모습이 관인중고와 매우 비슷하다는 점을 통해 이러한 인연을 찾아냈다.

관인중고는 미40사단 출신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중학교 개교 60주년을 맞는 5일 졸업식에 참전용사들을 초청했다.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 부사단장이 직접 관인중고 졸업식에 처음으로 참석해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번 가평고와 관인중고 졸업식에는 제트 회장을 비롯해 로버트 쿠엔즐리(87)와 아들 스테판 존슨(58), 데이비드 무어(84), 헤클러 씨, 레쓰롭 부사단장과 부관인 션 인켈라 쿠르즈 중위가 동행했다.

미40사단 참전용사 재방한 감사만찬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앞줄 왼쪽 셋째)이 5일 서울 그랜드 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린 미40사단 참전용사 재방한 감사 만찬에서 참전용사들과 함께 참전용사 후손 모임 ‘40사단 한국전쟁 참전용사 아들과 딸’ 회장인 알랜 헤클러(뒷줄 오른쪽 넷째), 스테판 존슨(셋째)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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