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돈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소환조사하면서 홍 지사의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3일 검찰에 따르면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홍 지사에게 건넨 인물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을 전날에 이어 이날 다시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은 윤 전 부사장을 상대로 1차 조사에서 성 전 회장에게 1억원을 받을 당시의 사실관계를 묻고 이 돈이 고스란히 홍 지사 측으로 전달됐는지, 입증 자료는 있는지 등을 추궁했다.
이날 조사에서는 지난달 7일 성 전 회장이 윤 전 부사장을 찾아가 ‘2011년 6월’의 상황을 복기했다는 의혹을 보충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윤 전 부사장을 소환조사한 것을 놓고 일각에선 홍 지사의 금품수수 혐의를 입증할만한 단서가 포착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윤 전 부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 지사에게 1억원 전달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2011년 6월 홍 지사에게 한나라당 대표 경선 지원 명목으로 당시 경선 캠프 특보를 맡고 있던 윤 전 부사장을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이와 함께 홍 지사의 주변인물 가운데 이번 의혹에 연루됐을 개연성이 큰 참고인을 3명 범위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옛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당시 홍 지사 캠프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물들이다. 이 중에는 2010년 당 대표 경선 때에도 캠프에서 실무를 맡은 보좌관과 회계·조직을 총괄한 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4일부터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성 전 회장 측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는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은 앞서 구속된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와 수행비서 이용기씨 등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의 진술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홍 지사를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나기가 그치면 해가 뜬다. 무지개도 뜬다”는 글을 남겨 심경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