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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민의 선택 ‘긴축안 NO’...이제 EU 채권단이 감당할 때

그리스 국민의 선택 ‘긴축안 NO’...이제 EU 채권단이 감당할 때

기사승인 2015. 07. 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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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실시한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마침내 그리스 국민들이 채권단의 긴축안을 거부하는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그리스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는 애초에 박빙을 보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반대가 61%로 찬성의 39%를 약 20% 포인트 이상 앞지른 것으로,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이제 그리스의 은행들의 운명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반대가 다수로 나오면 부채 탕감 등이 포함된 더 좋은 협약을 48시간 안에 체결하고 은행 영업을 7일부터 재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투표 결과가 반대가 우세하게 나오자 채권단에 즉시 협상을 재개하자며 채무탕감(헤어컷)을 의제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미 경제지 CNN머니도 이날 그리스가 현재 파산 직전에 있다며, ECB가 즉각 긴급지원을 재개하지 않는 한 영업이 중단된 은행들은 업무를 재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투표결과가 치프라스와 채권단의 협상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치프라스 총리는 3차 구제금융 제안을 언급했지만, 지난 6개월 동안의 협상 기간 동안 채권단과 치프라스 정당은 서로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며 타협을 보지 못한 상태다. 채권단이 치프라스 총리를 다시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 줄지는 불투명 하다고 영국의 아이리쉬타임스는 이날 전했다.

이번 긴축안 반대 결과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투표 결과로 나머지 유로존 국가들이 어려운 위치에 서게 됐다며, 이제는 그들이 이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유럽 각국 대다수의 정상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이번 투표결과에 우려를 표했다.

페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재무장관은 이날 투표 결과와 관련, 트위터에 유로존이 첫 번째 회원국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하며 “그리스의 개혁안 반대가 돈을 더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독일 기민당의 율리아 클뢰크너 부대표는 트위터에 ”유럽연합(EU)은 한 회원국이 규칙을 정하고 다른 이들이 지불해주는 소원성취 클럽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도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유럽과 그리스를 타협으로 이끌어 주게 할 마지막 다리를 파괴했다“며 비난했다. 이어 ”치프라스 총리와 그의 정부가 그리스 국민들을 쓰라린 희생과 절망으로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다수의 EU 정상들과는 달리, 이들 국가들의 좌파 혹은 우파 정당들은 이번 그리스의 긴축안 반대를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축하에 나섰다.

스페인의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당수는 트위터에 ”오늘날 그리스에서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말했으며 프랑스의 포률리스트 정당들도 이번 그리스의 반대 결과를 축하했다. 반 이민 억제정책과 반 유로 정책을 지향하는 프랑스의 극우파 국민전선도 이번 투표를 민주주의와 그리스 국민들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정작 그리스 은행의 운명을 거머쥔 ECB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아이리쉬타임스는 ECB 이사회의 몇 가지 향후 조치들에 대해 전망했다.

신문은 ECB가 회의를 열고 그리스 은행들에 긴급 지원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이는 은행 폐쇄와 점차적인 재무체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ECB는 유동성 제한의 더욱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할 수도 있는데, 이는 현재의 재무 압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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