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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시트로엥 DS3 타보니

[시승기]‘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시트로엥 DS3 타보니

기사승인 2015. 09. 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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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3 So Chic 이미지 (1)
컴퓨터로 글을 쓰는 시대에도 사람들은 집집마다 연필 한 자루씩을 남겨 놓는다. 종이에 글을 쓸 때 들리는 ‘사각사각’ 소리와 느낌이 좋아서다.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는 이런 식으로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 연필 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종종 TV대신 라디오로, 라이터 대신 성냥으로, 스마트폰 대신 폴더폰으로 자기만의 아날로그 감성을 즐긴다.

지난달 10일부터 12일까지 2박3일간 몽당연필을 닮은 시트로엥 DS3를 시승했다. 푸조·시트로엥 특유의 6단 반자동 변속기가 꿀렁꿀렁거리며 옛날 수동차의 감성을 전했다. 디젤 특유의 맑은 엔진음과 시트를 타고 전달되는 은근한 진동도 그랬다.

여기저기 손 쓸 곳도 많았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자동으로 차가 알아서 다 해주는 세상이지만 이 차에는 손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꽤나 많았다. 주차를 할라치면 기어를 중립에 놓고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겨줘야 한다. 시트 포지셔닝도 수동이다. 속도에 따라 당겼다 놨다 하는 패들시프트의 손맛은 화룡점정.

시승은 서울서 광주를 거쳐 여수 오동도를 찍고 돌아오는 820㎞구간에서 이뤄졌다. 익숙한 MP3 대신 라디오를 틀어놓고 끝도 없이 달렸다. 시내에서는 특별히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인심 각박한 서울 시내에서 반자동 변속기가 주는 순간의 멈칫거림에 끼어들기가 쉽지는 않았다. 차선 변경을 위해 깜빡이를 켜면 뒤에서 달려오던 차가 속도를 줄이는 대신 빵빵거리며 엑셀을 밟는 것이 서울 인심 아니던가.

고속도로에서는 거침 없었다. 동글동글하니 귀여운 인상과 달리 밟으면 밟는 대로 쏘아나갔다. 어차피 시속 100㎞에 도달하고 나면 변속할 일도 없으니 꿀렁거림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꾸준히 속도를 더하며 시속 150㎞에 도달했다.

순간적인 방향전환도 나쁘지 않았다. 옆에서 내 쪽으로 갑작스레 붙어오던 트럭에 놀라 순간적으로 ‘움찔’했지만 차가 붕 뜨는 느낌 없이 에스자(S)를 그려냈다. 옆 차 대고 욕하는 대신 차에 대한 감탄에 탄성이 터져나왔다.

2박3일간 거의 1000㎞를 달리는 동안 주유는 하지 않았다. 서울서 여수 오동도에 도착할 때까지 연료게이지는 절반 조금 안 되게 내려갔고, 올라오는 동안에는 그보다 조금 덜 내려갔다. 연료게이지가 한 칸만 남으면 기름을 넣으려 했건만 서울 시내에 도착해서야 마지막 투 칸 중 하나를 다 쓸 수 있었다. 차를 반납하면서 확인한 실제 연비는 공인연비(19.0㎞/ℓ)에 거의 근접한 18.9㎞/ℓ를 기록했다.

가격이 3000만원 초반대로(3225만원) 싸다하기는 어렵지만, 서울~광주~여수~서울을 단 한번의 주유로 다녀올 수 있는 연비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편이다.

차를 반납하고 나니 여운이 짙게 남는다. 나만의 차, 나만의 아날로그 감성이 소중한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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