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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한진해운 자구안 4000억원에 불과”…최대 9000억원 지원 필요

산은 “한진해운 자구안 4000억원에 불과”…최대 9000억원 지원 필요

기사승인 2016. 08. 2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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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사채권자 집회
한진그룹이 추가로 제출한 한진해운 자구안이 기존에 논의됐던 4000억원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이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필요한 자금은 최대 1조3000억원으로 자구안을 수용하더라도 채권단이 지원해야 할 금액은 9000억원에 이른다.

채권단은 이번 자구계획이 사실상 최종안이라고 못박은 만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졌다.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구조조정부문장)은 26일 오전 11시경 산은 기자실에서 가진 긴급 설명회에서 “25일 한진그룹이 낸 자구계획 중 실효성 자금은 4000억원 뿐”이라며 “나머지 1000억원은 채권단과 유상증자가 완료된 후에도 부족자금이 발생하면 지원한다는 예비적 성격으로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회계법인실사 결과 부족자금 규모에 대해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올해 8000억원과 내년 2000억원 등 총 1조원 수준이고, 나쁜 케이스에서는 1조3000억원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날 산은이 공개한 자구안에 따르면 자구안 4000억원은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두 차례 2000억원 유상증자를 하는 형태다. 산은은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만 터미널 운영사(TTI Algeciras) 지분 600억원 매각은 담보 문제 등으로 어느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시기는 올해 말 2000억원, 2017년에 2000억원으로 채권단이 먼저 부족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구조다.

결국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채권단이 최소 6000억원에서 최대 9000억원을 선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현재 진행중인 용선료 협상과 채무재조정 등이 모두 성사된다는 가정 하에서다.

이외에도 자구안에는 그룹 계열사나 조양호 회장의 주식 일부를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룹과 채권단의 지원 이후에 부족 자금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지원한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이번 자구안이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기존에 논의 됐던 자구안 규모에서 크게 진전되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 부행장은 산은의 입장에 대해 “채권단 회의에서 결정할 사항으로 지금 미리 답변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날 오후에 열리는 채권금융기관 실무자 회의에서 자구계획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자율협약 지속여부와 신규자금 추가지원에 대한 안건을 부의할 계획이다.

각 은행들은 이에 대한 개별적인 의견을 30일까지 산은에 제출하고, 이를 통해 한진해운의 생사가 결정되게 된다.

이 안건에 대해 채권단의 지분율을 기준으로 75% 이상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건은 부결되고, 한진해운은 자율협약이 종료되는 내달 4일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 현재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에는 산은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부산은행 등 6곳이 참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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