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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는 상업적 분야 뿐 아니라 뉴 미디어 아트 등 예술영역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특히 김태은 작가(현 동양대 교수)는 김홍도의 ‘금강사군첩’을 360도 VR 콘텐츠로 재 탄생 시키는 등 가상현실과 우리나라의 그림, 전통문화, 영화콘텐츠를 접목시키는 시도를 통해 예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들어 VR 기기를 착용해 김홍도의 ‘금강사군첩’을 360도 가상현실로 감상하면서 이어지는 다른 그림들 혹은 음악을 감상하는 방식이다. 원작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그림들의 재배치 혹은 재해석을 통해 심미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시도도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홍대 근처에서 김태은 작가와 만나 가상현실과 뉴 미디어 아트와의 융합, 결합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작가는 예술 영역에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VR 기술을 활용한 예술 영역 확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간 개념이 달라졌다. 우리가 공간과 공간을 떨어져 있어도 루브르 박물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맞게 제작 방식을 변화시키다 보니 VR과 미디어 아트와의 결합을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VR을 활용한 방식이 예술의 영역을 장악하거나 흡수할 수는 없겠지만 동료 작가나 예술가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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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연이나 그림의 소재를 보는 방식이 서양화와 동양화가 다른데) 서양화는 작가의 시점에서 대상을 원근법에 맞춰 그리는 방식이라 그림을 보는 카메라 렌즈가 1개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하면서 “하지만 동양화는 원근법을 무시하고 여러 개의 카메라로 각 소재를 바라보는 나열식으로 제작돼 여러 카메라로 360도 촬영을 하는 VR 콘텐츠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양화의 특징인 여백이 많은 점도 작품들을 재배치하고 VR 기술로 재해석하기 용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게임, 영화, 교통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VR 기술이 활용되는 부분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콘텐츠 개발 방식의 경우 게임 제작에 활용되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는 등 다른 분야의 기법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VR을 활용한 예술 콘텐츠가)게임 등과 다른 부분은 ‘경쟁’ ‘파괴’를 통한 즐거움이 아닌 예술 그 자체로 심미적 안정감과 본성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VR 등 최첨단 현대 기술과 전통이 결합을 할 수 있음을 대중에 알리고 싶다”며 “(현재 진행중인) VR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가 하이테크 기술 혹은 유행에 따라가는 것이 아닌 대중에 감동을 줄 수 있는 확실한 콘텐츠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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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VR-미디어 아트 융합 작품 중 하나인 ‘조선일렉트로닉스Vol.1 The Moon’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하는 우수문화상품 ‘K-리본’에 선정 됐으며 이번 달 필리핀, 11월 일본, 12월 스페인 해외전시 순회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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