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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피폭 2세들의 이유있는 첫 국가소송

일본 피폭 2세들의 이유있는 첫 국가소송

기사승인 2017. 02. 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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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나가사키, 17일 히로시마서 국가배상소송 제기
원폭 유전적 영향 책임있는 진상규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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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8일 자사 기자가 피폭 3일 후 히로시마에서 찍은 사진 40여장을 공개했다. 원폭 당시 강한 바람으로 날라온 유리와 모래로 얼굴을 다친 소녀의 모습. /화면캡처 =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일본 원폭 피해자 자녀들이 전국에서 국가를 향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20일 일본 나가사키 피폭자 2세들은 나가사키 지방법원에 국가를 대상으로 피폭 2세들에 대한 위자료 및 법적 지원 등의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7일 히로시마 피폭 2세들도 1인당 10만엔 상당의 위자료를 포함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내에서 피폭 2세들의 공개적인 움직임은 처음이다.

이들은 피폭으로부터 72년이 지났지만 방사선의 유전적 영향에 대한 국가의 책임있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사는 피폭 2세들에 대해 정부가 나서달라는 요구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 원폭 피해에 대한 책임과 배상은 1세대에 한정돼 있다. 부모의 피폭에 의한 자녀의 유전적 영향은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일본 정부에 대한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처음으로 2세대들의 불만이 터진 것이다.

지난해 5월 일본 정부가 국가 이익 논리를 앞세워 미국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않도록 한 점도 하나의 발단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 정부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원폭 피해지 히로시마 방문을 앞두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발언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피해 국가가 먼저 미국 대통령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잘했다는 평도 나왔지만 피폭 개인의 피해를 국가가 축소한 게 말이되냐는 불만도 일었다.

히로시마 출신인 한 재일조선인 3세는 “히로시마는 피폭 후 국가에 대한 불신이 높다”라며 “일본 내에서도 재일조선인 차별이 적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버지가 피폭자인 우라베 마사히로씨(58)는 “부모가 피폭된 것은 숨기는 것이 좋다라고 통지를 받고 숨기고 산 사람도 있다”며 원통해했다.

피폭 2세들은 이번 국가대상 소송에서 원폭이 2세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과 현재 2세를 대상 외로 하는 피폭자 원호법의 적용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사키야마 노보루 전국피폭2세단체연락협의회의 회장은 “역사적인 첫 걸음을 내디뎠다. 재판을 통해 2세에 대한 원호를 요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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