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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가 공인한 최고의 우리 원전기술, 버릴 것인가

[사설] 세계가 공인한 최고의 우리 원전기술, 버릴 것인가

기사승인 2017. 10. 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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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원전 기술이 9일 프랑스·러시아·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5번째로 유럽의 원전기술 인증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는 낭보다. 이번 소식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금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해 공론화위원회가 20일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이번 유럽의 인증심사를 최종 통과한 모델(APR 1400)이 바로 신고리 5·6호기의 유럽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지난 8월 동(同)모델이 원자력규제위원회(NCR) 설계인증 3단계를 통과했는데 이는 일본도 신청 후 10년이 지나도록 1단계만 겨우 넘은 지극히 까다로운 심사라고 한다.
 

사람들은 보통 부가 증가할수록 환경과 건강 그리고 안전을 추구한다. 가난할 때는 공해를 만들어내더라도 생필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런 기술을 채택해 공업화에 나서지만 일단 부유해지면 그런 기술을 배척하고 친환경적인 쾌적한 삶을 추구한다. 그래서 '부유할수록 깨끗하다'는 말이 나온다. 안전도 다르지 않다. '부유할수록 안전을 추구한다.' 사실 지금 우리가 엄격한 잣대로 원전의 안전성을 따지는 것도 우리가 살만해졌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우리보다 훨씬 더 잘사는 유럽과 미국이 우리의 원전 기술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우리보다 훨씬 부유하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보다 더 안전에 대한 고려가 강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들이 우리의 원전기술을 세계 최고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해준 것이다. 이는 유럽과 미국이 우리나라 원전업체에 향후 전개될 엄청난 원전 수출시장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도 좋다는 면허증을 발부해준 셈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그리 전문적이지도 않고 또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더 까다로울 이유도 많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원전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해 권고안을 내려고 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 원전기술에 대한 최종인증 통과 소식이 권고안의 내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어쩌면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을 계속하라는 권고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권고안이 나오면 국민이 이를 수용할지 의문이다. 이런 권고안에 따라 만약 정부가 최종적으로 건설 중단을 결정하면, 아마도 원전관련 고급인력들은 중국처럼 원전 수출시장 진입을 노리는 국가들에 스카우트되고 축적된 우리의 원전기술은 금방 쇠퇴할 것이다.
 

정부가 탈(脫)원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여러 정황은 원전의 지속이 유리하다는 쪽을 가리키고 있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살피는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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