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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방한 가능할까…방중 가능했던 배경은?

일왕 방한 가능할까…방중 가능했던 배경은?

기사승인 2017. 10. 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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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ROYALS <YONHAP NO-2546> (AFP)
사진=/AFP, 연합뉴스
‘일왕 방중은 최강의 외교카드’

일본이 1992년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을 당시 외무성 당국자 가운데는 이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고 아사히 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즉, 일왕의 정치적인 행위가 금지돼 있음에도 일본 정부 내에서는 아키히토 일왕의 중국 방문을 통해 외교적 효과를 기대했다는 것으로 읽힌다.

최근 우리나라 정계에서는 현재 아키히토 일왕의 한국 방문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일왕 방한 카드’가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이수훈 신임 주일대사는 이달 25일 일왕의 성사됐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달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기 전 방한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일왕의 방한을 통해 풀어보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일왕이 일본의 또다른 이웃나라인 중국에 방문했던 배경을 아사히가 집중 조명했다. 보도를 종합하면 1992년 당시 아키히토 일왕의 방중은 양국의 이해관계는 물론 아키히토 일왕의 의향까지 있어 성사됐다. 현재 일왕의 방한이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와 일본이 일왕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아키히토 일왕이 방중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했다는 기사와 일본 내부의 갈등 배경에 대한 기사 등 2개의 기사로 일왕의 방중 배경을 소개했다. 당시 일본 정부·여당내에서는 일왕의 방중을 통해 중일 간 역사 갈등을 해소하고 싶다는 의견과, 일왕이 정치 관계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는 보수 강경파들의 의견으로 갈렸다.

일왕은 일본 헌법 4조에 근거해 상징적인 국가원수이며 정치적인 행위가 불가능하다. 이에 보수단체인 일본회의는 당시 총리였던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전 총리에게 일왕의 방중이 정치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식적인 반대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미야자와 총리 관저의 간부들이 이례적으로 ‘보수강경파대책’을 세워 약 반년간에 걸쳐 겨우 일왕 방중 추진을 성사시킬수 있었다. 보수파 내에서는 지금까지도 일왕 방중 비판 목소리 나오고 있으며, 당시 일왕 방중과 함께 현안이던 방한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한 아사히는 일본 정부가 당시 “일왕 방중으로 중일간 2차대전 후 (역사 갈등) 처리를 완결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1992년은 중일 국교정상화 20년을 맞는 중요한 해였던 만큼, 일본은 갈등 해소로 양국의 관계를 해빙시키고자 했던 것으로 읽힌다.

중국은 당시 많은 희생자를 낸 톈안먼 사태(1989년)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태였다. 이에 일왕의 방중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의도가 일왕 환영의 배경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왕 방중 당시 중국 외교부장이었던 첸지첸(錢基琛)은 이후 회고록에서 “(국제적) 대중 제재를 타파하는데 있어 적극적인 작용을 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왕은 중일 우호 관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방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왕은 수년전 “중국 방문은 좋았다”고 밝혔다고 왕실을 담당하는 궁내청 관계자가 신문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왕이 ‘좋았다’고 한 것은 중일 정부의 정치적인 맥락과는 달리, “자신이 (중국을) 방문해 조금이라도 우호 관계에 진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왕은 중국을 방문해 일반 사람들과의 만남에 주력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한편 아키히토 일왕은 2019년 3월 생전퇴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그가 퇴위하기 전 한국을 방문할 시간은 약 1년 5개월만이 남은 셈이다. 그가 퇴위하면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즉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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