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순방 중 중국 매체 인터뷰 "한반도 정세 관련국 진정성 검증 시점"
한국전쟁 참전국 중심 20개국 밴쿠버 외교장관 회의 우회 비판
| 왕이 | 0 |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장이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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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장은 17일 “누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추동자인지, 누가 한반도 정세를 다시 긴장국면으로 되돌리려는 파괴자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중인 왕 부장은 이날 상투메 프린시페에서 봉황위성TV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각 관련국의 진정성을 검증해야할 시점”이라면서 “국제사회는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부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가 좀처럼 오기 어려운 완화 국면에 있으며 관련국이 노력했고 남북한이 모두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결과”라면서 “하지만 역사적 경험에 비춰보면 이런 시기마다 방해 세력이 출현하고 심지어 고의로 차를 후진시킨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의 언급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반도에서 쉽게 올 수 없는 긴장완화의 계기를 계속 이어나가고 대화 재개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당사국들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왕 부장은 또 “컵에 물을 담을 때 어떤 사람은 가득 채우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물이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정세도 긴장보다 완화가 낫고 대결보다 대화가 낫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공동 목표이지만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가야하고 밥은 한 입 한 입 먹어야 한다”면서 “장애물이 나타나면 우회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야하며 이렇게 길을 가다보면 최종적으로 비핵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왕 부장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개국 외무장관 회의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밴쿠버 회의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국제사회의 금융 및 무역 등 실효적 제재와 외교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16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회의엔 한국을 비롯해 미국·캐나다 등 한국전 참전 동맹국과 한국·일본·인도·스웨덴 등 20개국 외교장관들이 참석했지만 북한의 침략을 지원한 중국과 러시아는 초청을 받지 못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국이 빠진 이 회의는 합법성과 대표성이 없다며 “한반도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는 시점에 냉전 시기의 소위 유엔군 명의로 소집됐는데 이 회의를 소집을 목적을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