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int | 0 | |
|
위성호 신한은행의 지난 1년은 순탄치 않았다. 작년 3월 ‘초(超)격차 리딩뱅크’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그동안 지켜왔던 ‘리딩뱅크’ 자리를 KB국민은행에 넘겨준데다 작년 순이익에서 KEB하나은행에도 밀리며 3위로 내려앉은 탓이다. 그러나 순이익을 제외하고 보면 위 행장은 취임하며 강조했던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을 강화했다. 취임 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통합 플랫폼 ‘신한쏠(SOL)’을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글로벌 부문의 순익 비중도 13.7%까지 확대시켰다.
2년의 임기를 부여받은 위 행장에게 앞으로의 1년은 더욱 중요하다. 작년 실적 부진과 함께 희망퇴직 비용 등 1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던 만큼 올해는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을 강화해 리딩뱅크 탈환을 노릴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711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403억원)보다 11.8% 감소했다. 4분기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1회성 비용이 증가한 탓에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125.6% 늘어난 2조17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하나은행도 2조13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은행을 앞섰다.
지난해 은행들은 이자이익 증대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보였다. 신한은행 역시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희망퇴직 비용 등이 증가한 탓에 순이익이 줄었다. 작년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4조9921억원으로 1년새 10.8% 증가했으며, 4분기 기중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1년 전(1.49%)보다 개선됐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명예퇴직급여는 22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7.1% 증가했다. 단순히 순이익이 줄어든 측면으로만 위 행장의 1년을 평가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위 행장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실제로 지난 1년간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의 기반을 다졌다. 위 행장은 올해 디지털 부문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글로벌에선 현지화를 통해 자리를 잡겠다는 목표다.
위 행장은 트렌드에 민감한 카드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디지털 전문가’이기도 하다. 위 행장은 지난 1년간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 플랫폼 ‘신한쏠’을 준비해왔고, 지난달 시장에 선보였다. 그러면서 올해를 ‘디지털 영업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그는 영업점 등 대면 채널의 역할을 디지털 등 비대면 채널이 수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디지털 이용고객을 극대화하는 영업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분야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신한은행은 20개국 150개 네트워크를 확보해놓고 있었다. 위 행장이 신한은행을 이끈 지난 1년간 꾸준히 네트워크를 늘리며 20개국 158개의 네트워크를 가지게 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멕시코에 현지법인을 개점하면서 글로벌 은행으로의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
위 행장은 2020년까지 전체 손익 중 글로벌 부문의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2350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13.7% 수준이다. 2016년 1797억원, 9.3%의 비중에서 성장한 모습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에 진출한 전 네트워크의 균형 성장을 추진 중이다. 일부 핵심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시장간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현지에 특화된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JV),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신규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뱅킹 플랫폼 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디지털 이용고객을 극대화하는 영업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