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전대협 의장 출신 임종석 집중 조명 정부 출범 초기 소극적 자세에서 남북 관계 적극 가담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 설명하는 임종석
0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과거 급진주의 인사가 남북 화해를 돕다.”
역사적인 2018 남북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4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52)을 이같이 표현했다. WSJ는 “학창 시절 북한과 내통 혐의를 받았던 임 실장이 30년이 지난 지금 대북 외교활동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으로 당시 ‘슈퍼스타’였던 임 실장은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임수경 전 의원의 평양 축전 참가 지시, 경찰의 수배망을 피해 다니다 3년 6개월을 복역한 일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임 실장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준비위를 이끌었듯 이번 정상회담의 총괄을 맡았다. 24일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판문점에서 1차 리허설을 치렀고, 26일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2018 남북 정상회담의 최종 일정을 직접 발표한다.
정상회담 당일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함께 문 대통령의 공식 수행원으로 정상회담에 참여한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2007년 정상회담 당시 자신도 꼭 평양에 가고 싶었지만 비서실장 직을 수행하느라 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임 실장이 이번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에 포함된 것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배려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 취임 초만 해도 남북 관계에 자신이 직접 나서면 그동안 걸어온 삶의 궤적이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몸을 낮췄던 임 실장이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급속도로 진행된 남북 화해 무드에 임 실장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적극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30년 전 앳된 얼굴로 당차게 북측 인사들에 전화를 걸었던 전대협 의장 임 실장에게도 ‘평화의 봄’이 찾아왔다. 봄이 지나면 ‘풍성한 가을걷이’를 위해 임 실장이 누구보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야할 여름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