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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D, 위험성 비해 인지도 낮아 ‘큰일’ … ‘미세먼지’ 주요 발병원인 요주의

COPD, 위험성 비해 인지도 낮아 ‘큰일’ … ‘미세먼지’ 주요 발병원인 요주의

기사승인 2018. 05. 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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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살인자’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신호음이 요란하다. 미세먼지는 만성호흡기질환 발병 및 악화 위험 요인으로 첫 손에 꼽힌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기능 악화의 주범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3일 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 입원율이 증가한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 COPD, 국내 7위·세계 3위 사망원인

COPD는 만성적으로 기관지가 막혀 있는 질병이다. 기도를 좁히고 폐포를 파괴해 호흡곤란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기침이나 가래·호흡곤란 등이 대표적 증상이지만, 경증일 경우 증상을 찾기 어렵다.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실내외 공기오염과 미세먼지 등이 주요한 발병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COPD가 폐암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본다. 폐암보다 환자도 많고 사망자도 많을 뿐 아니라 예후도 좋지 않아서다. 의료비용은 물론 사회경제적 비용도 1조4200억원으로 높다. 환자 1인당 비용으로 환산하면 COPD 환자는 747만원으로, 고혈압(73만원)·당뇨병(137만원)·허혈성심질환(256만원) 등을 압도한다.

COPD는 완치되지 않는다. 스스로 나아질 수 없는 비가역적 질환으로, 조기발견하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을 뿐이다. 치료시기를 놓쳐 급성악화로 입원할 경우 50%는 3.3년 이내에 사망하고, 75%는 7.7년 이내에 사망한다.

문제는 높은 유병률과 심각성에도 불구,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아 조기진단과 치료가 부진하다는데 있다. 40대 이상 성인의 진단율은 2.8%에 불과하다. 전체 환자의 2.1%만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진국 가톨릭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당뇨환자가 혈당을 측정하고, 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측정하듯이 증상이 없어도 폐기능 검사를 해야 하지만 COPD 환자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고대구로]미세먼지_COPD
◇ 미세먼지 심할수록 COPD 위험 높아져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심재정·최주환 교수팀은 최근 미세먼지가 COPD 급성 악화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를 국내 첫 코호트 연구를 통해 발표했다.

교수팀이 2015년 1월부터 2017년 5월 고대구로병원에 입원한 40세 이상의 COPD 급성 악화 환자 374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COPD위험도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한 결과, 통합대기환경지수 수준이 ‘보통’ 이상일 경우 급성악화로 입원하는 환자가 ‘좋음’ 수준 대비 1.6배 증가했다. 특히 6가지 대기오염물질 중 미세먼지(PM10)가 30 ㎍/㎥ 이상 일 경우 입원율이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가 COPD 증상 악화의 주범임이 확인된 것이다.

미세먼지가 높은 날을 기준으로 3일 뒤 급성악화로 인한 입원율이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가 체내에 흡수되면 면역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입원이 평균 3일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교수팀은 설명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미세먼지 배출 저감 노력과 함께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 검사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진국 교수는 “COPD는 폐암만큼 위험할 뿐 아니라 나아지지 않는 비가역적 질환이어서 조기 발견해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광하 건국의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기능검사 시행에 따른 비용효과는 고혈압 검진보다 낮고 당뇨병 검진과 유사한 수준으로 COPD 조기진단 정책은 실효성이 높다”며 “폐기능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해 조기 진단하는 것만이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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