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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단속에 문 닫은 부동산…“집값 더 오를텐데 우리만 피해”

정부 단속에 문 닫은 부동산…“집값 더 오를텐데 우리만 피해”

기사승인 2018. 08.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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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인근 상가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최중현 기자
“정부가 집값을 규제로 잡으려고 하는데 계속 오르니까 단속 나온다고 하네요. 서울에 주택공급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내려갈텐데 규제만 하려고 하니 답답합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A공인중개사)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규제를 내놓은 데 이어 불법 거래 단속에 나서자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경우 나와 있는 매물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인 시장이 됐는데, 정부가 단속까지 나서 애꿎은 중개업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푸념이다.

8일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상가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30여곳 중 문을 연 곳은 2~3곳에 불과했다. 단속을 우려하는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는 문을 닫고 내부에서 전화 상담만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국토부와 서울시는 올해 10월까지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25개구를 대상으로 불법 거래 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지난 7일부터 주요 과열지역 대단위 아파트를 중심으로 불법 중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잠실동 A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업·다운계약서 등 문제가 될 만한 불법거래를 하지 않는다”며 “단속 나와서 서류를 들춰보고 괜히 계약서상 확인설명서 등 글씨 하나 틀린 것 가지고 트집이 잡힐까봐 중개업소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안그래도 정부가 재건축 아파트 거래를 묶어놔 수입이 줄었는데 10월까지 단속을 한다니 더 어려워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은마아파트 인근 상가의 화장품, 의류 판매점 등에는 손님이 오가면서 활기가 넘쳤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대부분이 문을 닫아 대조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는 내부를 볼 수 없게 커튼을 치고 예약된 상담만 진행하고 있었다.

강남권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상당수는 정부의 단속이 끝날 때까지 임시휴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 C공인 관계자는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단속이 끝날 때까지 사실상 무기한 휴업이다”며 “전·월세 계약이라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데 결국 중개업자만 힘들어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정부의 단속으로 공인중개사들이 사실상 무기한 휴업에 돌입하면서 집값 상승이 일시적으로 멈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은마상가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D공인 관계자는 “여의도, 용산 통개발 얘기가 나오면서 강남 집값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면서 “정부의 단속으로 일시적으로 거래 가격이 주춤할 수는 있지만 정비지구로 지정이 된다면 집값은 더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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