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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웅진은 코웨이 인수에 집착할까

왜 웅진은 코웨이 인수에 집착할까

기사승인 2018. 09. 0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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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웅진 회장/사진=웅진
웅진그룹이 지난달 31일 계열사 웅진씽크빅의 유상증자 출자를 발표하면서 코웨이 인수를 구체화하고 나섰다. 이는 코웨이를 향한 윤석금 회장의 집념의 정도를 보여 주는 것이자 렌탈 시장 진입 및 교육사업과 시너지를 위한 장기 사업 포석으로도 읽힌다.

2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웅진씽크빅은 지난달 31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1690억 5000만원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 목적은 코웨이 인수 자금 확보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으로 새로 발행될 주식은 보통주 4200만주, 발행가는 주당 4025원이다. 웅진그룹의 지주사 웅진은 이번 유상증자에 400억원을 출자하고 초과 청약도 진행한다. 업계에 따르면 웅진이 약 5000억원, 스틱인인베스트먼트가 1조원을 마련해 코웨이 인수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웅진씽크빅이 인수주체로 나선 것은 과거 코웨이의 모회사였다는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사업적 시너지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씽크빅은 어린이용 도서 판매, 학습지 방문학습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주요 고객이 자녀를 둔 30~40대 학부모다. 웅진씽크빅 서비스 가입 시 코웨이의 정수기 렌탈료를 할인해 주는 식의 마케팅이 가능하다.

렌탈업계에선 SK매직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결합상품을 출시해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에겐 렌탈료를 할인해 주고, SK브로드밴드와는 인터넷TV(IPTV) 결합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SK매직은 렌탈 누적계정 증가로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 16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렌탈시장의 성장세도 웅진이 코웨이 인수에 집착하는 이유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개인 및 가정용품, 산업기계 및 장비렌탈, 차량렌탈 등을 포함한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2020년 40조1000억원으로 4년간 11.5% 성장할 전망이다. 웰빙·헬스·생활가전 렌탈 시장 규모는 2016년 5조5000억원에서 2020년 10조7000억원으로 2배가량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 렌탈시장을 처음 선보인 윤 회장으로선 코웨이가 아까울 수밖에 없다. 윤 회장은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IMF) 당시 웅진코웨이 정수기가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이자, 팔지말고 빌려주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렌탈 비즈니스를 선보였다. 방문판매의 개념도 이때 국내에 정착됐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2013년 재무구조 악화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코웨이 지분 30.9%를 매각했다.

업계에선 웅진그룹의 자금여력으론 코웨이를 인수하기 힘에 부칠 것이란 반응이 대부분이다. 코웨이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6조7453억원에 달한다. MBK 파트너스의 지분 27.17%(2000만주)의 가치는 단순 계산해도 1조8000억원대다. 웅진의 시총은 2231억원에 불과하다.

렌탈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보다 코웨이가 훨씬 커진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중에서 LG전자가 렌탈사업에 뛰어들어 매출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렌탈 관련 조직이 없다”며 “코웨이를 인수한다면 웅진보다 더 큰 기업이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웅진그룹 역시 이런 시장의 우려를 알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와 스틱인베스트먼트와의 컨소시엄 구성으로 그동안 제기된 자금에 대한 우려는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인수에 대해 건전하고 진전 있는 협상을 진행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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