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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굴기 방해’ 미국 맞서 유럽 집중 공략

중국, ‘반도체 굴기 방해’ 미국 맞서 유럽 집중 공략

기사승인 2018. 10. 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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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유럽과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추진에 제동을 거는 미국의 행보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려는 미국에 맞서 유럽 공략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통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방해를 피해 유럽과 기술 개발을 서두르겠다는 것. 일부 유럽 국가들은 자국 기업의 ‘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22일 “한국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에 위협적인 도전자로 떠오른 중국의 국영 반도체 기업 이노트론이 유럽 반도체 업체와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최첨단 기술 분야 지배’라는 중국의 야망에 제동을 거는 미국에 저항하는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을 방문중인 저위밍 이노트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 경영진을 만나 업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구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EUV 장비를 독점하는 업체. 장비 하나당 가격은 약 1억2000만 달러(약 1361억원)에 달한다. 

또한 저위밍 CEO는 이번 주 후반 벨기에에 있는 유럽 최대 반도체 기술연구소 IMEC를 방문할 예정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역시 지난 18일 이 연구소를 찾았다. 업계 소식통은 “반도체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저위밍 CEO의 유럽 방문은 리 총리의 유라시아 순방과 함께 진행됐다. 리 총리는 지난 11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타지키스탄·네덜란드·벨기에를 차례로 방문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맞설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국 총리와 이노트론 임원들의 유럽 방문은 미국을 넘어 다른 우방국들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중국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이는 ‘반도체 굴기’를 표방한 첨단기술산업 육성책 ‘중국 제조 2025’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25년까지 1조 위안(약 164조원)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해 자급률을 2015년 15%에서 75%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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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력에 위기감을 느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굴기 야망에 제동을 걸기 위해 유례없는 무역전쟁을 촉발시켰다. 미국 당국은 자국의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고, 국가안보 위협을 내세워 미국 기업의 대중 기술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주의 바람을 타고 중국은 올해 상반기 해외투자를 미국에서 유럽으로 급선회했다. 세계 최대 로펌 베이커 앤 맥킨지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의 대(對) 유럽 투자 규모는 12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로 대미 투자액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의 6배 많다.

다만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대중 기술 협력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지난 8월 중국 기업이 독일 첨단기술 기업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기술 유출’ 논란 속에 무산된 바 있다. 중국 시장연구기관 시노(CINNO)의 션 양 연구원은 “기술 장벽이 높은 메모리 반도체 D램에 주력하는 이노트론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2020년 이후에나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D램에 관한 거의 모든 중요한 특허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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