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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차이나머니 때문에 중국 소수민족 탄압 속수무책

중앙아시아, 차이나머니 때문에 중국 소수민족 탄압 속수무책

기사승인 2018. 12. 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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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슬림 100만여명 '사상교육'
카자흐스탄 등서 본국귀환 추진
차이나머니 위력에 큰 소리 못내
정치 아닌 개인적 문제로만 접근
'중국 돌려보내라' 압박 굴복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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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신장 자치구 재교육 수용소에서 교육 연설을 듣고 있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의 모습. 검은색 제복을 입은 보안경찰이 감시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전세계에 부탁합니다. 제발 엄마를 되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지난 2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카자흐족 출신 아이들 30여명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재교육 수용소에 갇힌 가족들의 석방을 호소했다. 비정부기구(NGO) 아타주르트가 주최한 자리다. 이처럼 중국 내 이슬람 교도 소수민족의 인권·종교 탄압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앙아시아 각국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지만 ‘차이나머니’의 위력 앞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소수민족 밀집 지역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직업 재교육 캠프’라고 명명한 수용소를 세우고 무슬림을 대상으로 사상 주입 교육을 하고 있다. 공산당에 대한 충성과 종교적 신념·언어에 대한 포기를 강요하는 내용이다. 이슬람교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테러로 규정한 뒤 나온 처사다. 

유엔(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 8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약 100만명의 위구르족·카자흐족 등 소수민족 무슬림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돼 있다며 인권 탄압을 중지하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최근 보고서에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 교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종교 탄압과 집단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정부는 지난해 전년보다 92% 늘어난 91억 달러(약 10조원)를 투입해 관할지역 곳곳에 고해상 감시카메라 등 보안장비와 가두 검문소 같은 감시망을 설치했다. 이런 가운데 무슬림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닝샤 후이족 자치구 정부는 지난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정부와 ‘테러리즘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FT는 “무슬림 탄압 관련 기술을 닝샤 후이족 자치구 정부에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의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종교·인권 침해가 확산되고 있는 사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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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인접한데다 마찬가지로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은 중국에 있는 소수민족 카자흐족의 본국 귀환을 돕기 위해 시민권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오랄만(oralman·귀향자)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중국에 거주하는 카자흐족은 146만명이며, 이들 대부분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도 카자흐스탄과 마찬가지로 소수민족인 키르기스족이 본국에 정착하도록 장려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중국에는 약 20만명의 키르기스족이 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각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탄압에 대해 정치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개인적인 문제로 축소해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극적인 효과를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위구르족을 중국으로 추방하라는 중국 당국의 압력에 굴복한 바 있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 매체 더 디플로맷은 “국제 무대에서 키르기스스탄보다 훨씬 강력한 카자흐스탄조차 중국 앞에선 힘을 못 쓴다”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종교 탄압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노력은 커졌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차이나머니’를 내세운 중국을 거부할 수 없는 것도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중국과 26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51개 합작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앙아시아 5개국의 교역 상대국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4%로 유럽연합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교역 규모는 338억 달러(약 37조4100억원)에 달한다. 중앙아시아는 위구르족과 마찬가지로 이슬람 교도들이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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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카자흐스탄에서 중국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된 부모를 둔 아이들이 가족의 석방을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모습. /자유유럽방송 유튜브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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