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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기싸움… 비핵화 지연에 대비해야

[사설] 북·미 기싸움… 비핵화 지연에 대비해야

기사승인 2018. 12. 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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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비핵화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만해도 비핵화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지만 미국이 “서두를 게 없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비핵화가 영원히 막힐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기 싸움이 비핵화를 촉진하기보다 오히려 지연시킬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명의의 담화에서 “미국이 지난 6개월 동안 무려 8차례에 달하는 반공화국 제재조치를 취했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로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것과 같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은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3명의 고위급 간부에 대해 재재를 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에서 ‘속도조절’을 계속하고 있는데 14일에도 “우리는 항상 서두를 게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벌써 수차례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트럼프의 이런 언급은 북한을 향해 ‘지금 급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면 된다. 실제로 북한이 큰소리는 쳐도 더 조급해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데 이어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까지 언급했음에도 미국이 제재완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불만일 것이다. 이와 달리 미국은 핵실험장 폐기보다 핵 신고와 검증, 핵무력 조기 해체·반출 등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이뤄져야 제재완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생각이 너무 다르다.

이렇다 보니 당장 북·미 고위급 회담도 내년으로 넘어가고, 2차 정상회담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내년 초라고 했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또 밀릴 수도 있다. 실무 대화에 진전이 없으면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북·미 대화를 견인해야 할 한국의 동력도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지금은 북·미 대화에 매달리기보다 지연이나 교착에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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