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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도시의 새로운 오염물질, 미세플라스틱

[칼럼] 도시의 새로운 오염물질, 미세플라스틱

기사승인 2018. 12. 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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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
한 승 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현대인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온종일 합성수지로 만든 플라스틱과 함께 생활한다.

플라스틱은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고 유익하게 해주지만 과다한 사용과 무분별한 배출로 도시의 새로운 오염원으로 등장하면서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매년 320만 톤의 플라스틱이 새로 만들어지고, 쓰고 버린 플라스틱 중에서 500만 내지 1300만 톤이 해양으로 유출된다고 한다. 유출된 플라스틱은 산화작용으로 잘게 부서져 수중에 존재하는데, 5mm 이하 크기의 플라스틱을 통칭해 ‘미세플라스틱(Micro Plastics)’이라고 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하·폐수와 빗물에도 섞여 해양으로 다량 유출되고 있는데, 보리새우와 홍합, 천일염 등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해양으로 유출된 플라스틱의 주요 성분을 보면 합성섬유 46%, 타이어 마모 및 도로표시 물질 등이 46.3%, 선박도색 4.8% 그리고 기타 개인 세정제품에 포함된 알갱이가 2.9%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먹는 물과 샘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인체 위해성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부족할 뿐 아니라 마이크로 이하의 아주 작은 물리적 특성 때문에 아직까지 적절한 검출방법이 없다. 미세플라스틱의 수계별 발생실태와 이동경로 추적조사도 미흡하다. 더군다나 먹는물과 하·폐수처리에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된 수질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음료수를 빨아서 먹는 스트로우(straw)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종이 성분으로 빨대를 만드는 방안이 제안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는 한편, 사용 후에는 철저한 분리배출과 재이용만이 효과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이라 생각된다.

먼저,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이 하천이나 해양 등 수계로 유입되기 전에 포집해 제거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비용측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우선 소하천에서부터 하천 본류 그리고 연안(Coast)에 이르기까지 수계별, 토지이용별로 미세플라스틱의 배출 및 이동경로 분석 등 중장기적인 현장조사가 필요하며, 위해성 평가와 함께 현장에서 빠르고 편리한 검출방법이 조속히 확립돼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도시활동에 따라 빗물 유출수에도 400~1500 MP/㎥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돼 있다고 한다. 하천으로 흘러드는 빗물에는 유류물질·중금속 등 각종 오염원이 혼재돼서 기존에 개발된 비점오염 저감시설만으로는 미세플라스틱의 제거가 쉽지 않다. 크기가 작고 비중이 가벼우며 다른 오염원과 잘 결합하는 특성을 고려해 미세플라스틱의 단계적 또는 동시제거가 가능한 시스템도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끝으로 도시지역의 생활하수와 빗물은 하수관로를 통해 인근의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진 후 적절한 처리과정을 거쳐 하천으로 방류된다. 도시지역 하수처리장은 도시지역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이동하고 수집되는 주요경로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의 하수처리공정을 보면, 일반적으로 방류수 1톤에 수십~수백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하천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의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빠른 시간에 처리 가능한 하·폐수 처리기술과 방류수의 고효율 처리방법 개선과 함께, 수질기준상에 미세플라스틱 처리기준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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