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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필하모닉부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까지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클래식음악 첫 무대는 87년 역사의 런던 필하모닉이 꾸민다. 런던 필은 수석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와 함께 3월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들려준다. 협연에는 ‘현의 여제’ 율리아 피셔가 무대에 올라 멘델스존의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인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다음 무대는 정통 러시아 사운드의 카리스마와 낭만을 선사하는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가 장식한다. 스베틀라노프 심포니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함께 4월 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서정미 짙은 사운드가 돋보이는 이 교향악단은 아르망 티그라니얀의 지휘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교향곡을 들려준다.
이어 6월에는 동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 교향악단인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창립자이자 음악감독인 이반 피셔와 함께 온다.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내한공연에 피아노계 슈퍼스타 조성진이 협연자로 선다. 날카로운 직관력의 헝가리 지휘계 대부 이반 피셔와 노래하는 듯한 음색이 돋보이는 조성진의 만남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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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만남이 9월 29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1548년에 창립돼 470년이 넘는 오랜 전통을 가진 ‘서양 오케스트라의 산 역사’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4년 만에 갖는 내한공연이다. 베토벤이 ‘유럽 최고’라고, 바그너가 ‘마술 하프와도 같다’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칭송한 교향악단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11월 10일 같은 곳에서 한국관객과 만난다. 가장 미국적인 색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 이 단체는 호화로운 음색이 특징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출된 차세대 마에스트로 야니크 네제 세갱이 지휘를 맡는다. 조성진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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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연주자들의 내한공연도 이어진다.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과 동시에 특별상 4개 부분을 최초로 모두 석권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2월 23일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모차르트 소나타 F장조 K37, 드뷔시 소나타 g단조 등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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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루돌프 부흐빈더가 6년 만에 리사이틀을 갖는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3번 ‘열정’ 등을 통해 베토벤 음악의 진수를 전한다.
9월 18일에는 독일 출신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다. 4월 비엔나, 파리, 런던 등에서 열린 유럽 투어 연장선이다.
이밖에도 첼로 거장 피터 비스펠베이 리사이틀이 9월 24일 열리고, 세계적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스위스의 가장 오래된 악단이 무지크콜레기움 빈터투어와 함께 10월 25일 한국땅을 밟는다.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11월 29일), 사라 장(12월 29일) 리사이틀도 마련된다. 장소는 모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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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에는 해외에서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명작 연극들을 비롯해 한국 사회 현실과 관심을 반영하는 국내작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우선 해외작으로는 미국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의 ‘인형의 집, Part 2’가 4월 10~21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토니상에 무려 8개 부문 노미네이트된 작품으로, 초연 이듬해인 2018년 27개 극장에서 공연되며 그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상연됐다. 입센 원작에서 집을 나갔던 ‘노라’가 15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연극이 시작된다.
마법 같은 무대와 창의적 스토리텔링으로 현대연극의 경계를 확장시켜온 로베르 르빠주의 ‘887’도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공연된다. 르빠주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그는 이번에 연출가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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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연출가 이보 반 호프의 5시간 30분짜리 대작 ‘로마 비극’도 11월 8~10일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어가 로마 제국을 바탕으로 쓴 3개의 희곡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연이어 구성한 작품이다. 로마시대 인물들의 비극적 이야기들을 현대적이면서 대담하게 펼친다.
국내작으로는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50주년을 맞아 5월 9일부터 6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큰 무대에서 원작의 황량한 분위기를 십분 살려 묵직한 메시지와 감동을 전한다.
젠더 이슈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콘센트-동의’(6월 14~7월 7일), 개인의 사적인 연대기를 바탕으로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풀어내는 김재엽 연출의 ‘알리바이 연대기’(10월 23~11월 17일)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또한 프랑스 문학 거장 로맹 가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자기 앞의 생’(2월 22일~3월 23일), 벨기에 출신 작가 아멜리 노통브 소설을 이대웅 연출이 선보이는 ‘추남, 미녀’(4월 24일~5월 19일)가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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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아더·빅피쉬...대작 뮤지컬 초연 ‘눈길’
올해는 프랑스 뮤지컬 ‘킹아더’, EMK뮤지컬컴퍼니와 세종문화회관이 손잡고 선보이는 ‘엑스칼리버’, 팀 버튼 감독의 영화로 잘 알려져 있는 ‘빅피쉬’ 등이 초연되고 ‘플래쉬댄스’ ‘그날들’ ‘벤허’ ‘레베카’ ‘보디가드’ 등 인기 대작들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3월 충무아트센터에서 한국 초연되는 뮤지컬 ‘킹아더’는 중세시대 유럽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영웅인 아더왕의 이야기를 그린다. 익숙한 아더왕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판타지적 색채를 덧입혔다. 프랑스 유명 뮤지컬 ‘십계’의 프로듀서 도브 아티아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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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킹키부츠’와 ‘보디가드’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선보이는 글로벌 공동제작 뮤지컬 ‘빅피쉬’도 한국 초연작이다. CJ ENM이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협력 프로듀서로 참여해 첫 선을 보인 뒤 6년 만에 한국 버전으로 새롭게 제작한다.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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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뮤지컬 ‘그날들’ ‘영웅’ ‘벤허’ ‘그리스’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맘마미아’ ‘아이다’ ‘시라노’ ‘보디가드’ 등 흥행작들이 또다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