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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려운 경제, 변화 앞에 주저하지 말 것

[칼럼] 어려운 경제, 변화 앞에 주저하지 말 것

기사승인 2019. 01.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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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룡 중견련 회원본부장
강승룡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원본부장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선언한 이후 세계 경제가 출렁댄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는 더욱 큰일인데, 가계부채는 1500조를 넘어서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시장의 앞날도 어둡다.

주력 제조업인 자동차 부문 불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11월까지 수출량은 222만 9733대로 전년 대비 5.2% 줄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지난해 1분기 기준 1차 상장 협력부품업체 89개 중 47.2%에 달하는 42개 기업이 영업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수출 대들보인 반도체 부문의 불안감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1월 전년 동기 대비 반도체 수출이 28.8%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도 14.4% 줄어들어 무역수지는 16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커녕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현장의 아우성이 높다.

익히 들어온 기업발 위기론에 불과할까. 의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오로지 그렇게만 강변한다면 무지하거나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기대해도 좋다. 기업은 무자비한 자본주의의 화신 따위가 아니다. 사람이 개를 물어야 뉴스가 되는 원리를 기억한다면 소수 기업의 탈법과 방종을 근거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기업은 수많은 근로자 생계의 젖줄이자 국가의 물적 토대를 구축하는 핵심적인 경제 주체다. 자본과 노동을 대립시키는 습관적인 프레임을 벗어나야 엄중한 상황을 타개할 방도를 찾을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다. 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개정안, 사내안전보건법개정안 근처도 시끄럽긴 매한가지다. 합리적 해법을 찾아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회사의 부당한 처사를 고발하며 많은 날을 고공에서 농성하는 근로자들이 있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1500개 기업 관련 법안 중 절반 이상이 규제라는 하소연도 들린다. 근로시간 감축으로 잔업을 할 수 없게 돼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먹고 산다는 절규는 외면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익숙하다.

경제는 어렵다. 전모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수많은 석학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뉴딜정책으로 대공황 극복을 처방한 케인즈도 2차 세계대전을 막을 순 없었다. 누군가에겐 구세주였을 전 미국 연준 의장을 쇼크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고, 맨큐와 크루그먼은 아직도 싸운다. 경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필요하면 바꾸고 고쳐야 한다. 시장과 노동,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등 어떠한 가치도 보편적 해법이 될 수는 없다.

당위와 사실을 구분할 때에라야 말은 마침내 건너간다. 먹이사슬 꼭대기에 인류를 세운 것은 소통의 힘이다. 호모로퀜스가 호모사피엔스의 생존과 번영을 이끌었다. 정치를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라 할 때 권위의 위상은 시민의 동의로 결정된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것일 수 없고, 동의는 열린 토론과 숙의의 결과에 대한 수용의 다른 이름이다. 영취산의 야단법석에서는 석가모니의 설법을 들을 수 있었다.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정부의 최근 행보가 희망의 단초이길 빈다. 중구난방이라는 핑계로 오늘과 내일을 흘려보내면 희망은 없다.

강승룡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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