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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청년백수 10명 중 7명이 대졸…“정부투자 무색”

부탄, 청년백수 10명 중 7명이 대졸…“정부투자 무색”

기사승인 2019. 02. 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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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관련 일자리 전체 70% 차지
고학력 인재 활용 못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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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교육의 나라 부탄에서 대졸 고학력자 실업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육열이 높은 나라 부탄에서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청년 실업자 10명 가운데 7명 가까이가 대졸인 것. 부탄 정부는 인적 개발을 위해 무상교육 등 막대한 교육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정작 대졸 청년들은 노동시장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의 70%가 농업에서 창출되는 등 현지 산업 환경에선 고학력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하는 것. 이처럼 돈과 시간을 들여 육성한 고급 인재들이 노동시장에 투입되지 못하면서 고차산업으로의 경제 도약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ANN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부탄 개발 보고서’(Bhutan Development Report)에서 “교육 분야에 대한 부탄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서 대부분 대졸 청년들이 실직 상태에 처했다”면서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늘고 있는데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부탄 정부의 교육 지출 비중은 2013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1%에서 2016년 6.7%로 높아졌다. 부탄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12학년이 있는데, 10학년까지 국가가 교육비를 부담한다. 부탄 교육부는 12학년까지 무상교육 시행에 대해 논의중이다. 현재 대학 등록금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부탄의 교육 부문 지출 비중은 주변국보다 월등히 높다”면서 “이는 정부가 인재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교육받은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탄 전체 청년실업률은 2016년 13.2%로 이 가운데 대졸 고학력자가 67%를 차지한다. 일자리는 한정된 상황에 부탄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0년 65%에서 2025년 71%로 늘어날 전망이다. 산 넘어 산인 셈이다.

청년실업은 구조적 문제의 영향이 크다. 부탄 정부 재원 대부분은 국가 주도 사업인 수력발전에서 나오지만 현지 노동인력 고용률은 0.8%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다. 부탄은 일자리의 70%가 농업에서 창출되는 등 산업 환경이 고학력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고학력자를 수용할 민간부문의 인력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세계은행은 정부 주도로 굴러가는 경제를 민간부문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탄 전체 일자리 중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16년)에 달한다. 일본은 2017년 기준 7.9%, 한국은 9.0%다. 부탄 공공부문 일자리는 민간부문보다 급여 수준이나 혜택 면에서 더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이 민간부문 성장을 제약하고, 인력 수요도 제한해 실업률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의료 분야에 대한 개선도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국민 1명이 어느 정도의 생산성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 △5세까지 생존율 △학교 교육 △의료보건 등을 척도로 삼고 있다. 2013~2016회계연도 부탄의 GDP 대비 의료 부문 지출은 2.7%에 그쳤다.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암 등 비전염질병(NCD)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의료비 부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은행은 “비전염질병 증가는 일해야 하는 생산가능 연령대에겐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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