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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정 구성 놓고 골머리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정 구성 놓고 골머리

기사승인 2019. 05. 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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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총선을 치른 이후 집권 연립정부 구성에 나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디·Haredi)의 종교적 병역 거부를 법적으로 허용해줄지 여부를 놓고 연정에 참여하기로 한 파트너 정당들과의 협상이 5주째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 법무부·국방부·재무부 등 내각의 주요 각료직 배분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도 현재진행형이어서 대통령에게 연정 구성 시한 연장을 요청하는 고육책까지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2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서 “과거에도 종종 이러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듯이 연정 구성 시한 연장을 대통령에게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령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충돌로 연립정부 구성이 지연됐다고 비난하면서 “최근 발생한 많은 사건들로 인해 비롯된 제약을 조정하기 위해 시한 연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연정 구성 시한 연장이 요청될 경우 2주의 시간이 추가로 주어진다.

네타냐후 총리의 소속 정당인 리쿠드당은 지난달 총선을 통해 35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각각 8석을 확보한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토라유대주의당과 샤스당, 반아랍연대인 유대가정당(5석)과 우파정당연합(5석), 중도우파 쿨라누당(4석)이 연정 참여 의사를 밝혀 네타냐후 총리는 65석의 우파 연립정부를 이끌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후 연정에 참여하기로 한 정당들 간의 오랜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면서 연립정부 구성을 마무리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가정당(이스라엘 베이테누)의 요구와 초정통파 유대교 성향 토라유대주의·샤스 두 정당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부분에 특히 골치를 썩이고 있다. 초정통파 정당들은 국가적으로 안식일(유대교의 경우 토요일)을 엄수하고, 초정통파 유대인인 하레디의 종교적 병역 거부를 법적으로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세속주의 성향의 유대가정당은 하레디의 병역 면제를 허용하는 내용이 법안에 삽입된다면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최소 61석을 확보해야 과반으로 집권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한 정당이라도 떨어져 나가면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자체가 어려워질수도 있다. 바로 이 점이 파트너 정당들이 연정 구성에 있어 네타냐후 총리에게 큰 소리를 내는 근거가 되고 있다. 또한 부패·뇌물 혐의로 검찰 기소를 앞두고 있는 처지인 것도 네타냐후 총리의 약점. 네타냐후 총리는 코 앞에 닥친 검찰의 기소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면책 법안을 시급히 처리할 필요가 있는데, 여기에는 파트너 정당들의 ‘만장일치’ 지지가 필요하다. 사안의 시급성을 잘 알고 있는 파트너 정당들은 그 대가로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

우파정당연합은 면책 법안 지지의 대가로 법무장관 자리를 요구하고 있으며, 유대가정당은 국방장관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른 파트너 정당들은 재무장관직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반아랍연대를 이끄는 베잘렐 스모트리치(우파정당연합) 의원에게 주택부 혹은 공공안전부 장관직을 제안했지만 스모트리치 의원은 “나는 이미 법무장관직을 맡기 위한 준비와 연구에 들어갔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도 벌써 4번이나 다양한 정당과의 연정 구성을 통해 집권해온 만큼 결코 만만찮은 인물. 파트너 정당들이 자신과 손잡는것 외에는 정부에 입각할 방법이 없는 만큼 마냥 어깃장을 놓을 수만은 없다는 점도 네타냐후 총리는 알고 있다.

류벤 하잔 히브리대학 교수는 “‘누가 더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느냐’ 식의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먼저 연정 구성에 합의해 주는 정당이 가장 최악의 소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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