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 담뱃잎 불법 건조와 연관

마울 주민 22명에게서 암이 집단으로 발병한 전북 익산 장점마을과 이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비료공장 금강농장 위치도 / 제공=환경부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에서 발생한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주요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불법으로 건조한 담뱃잎 때문이라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14일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열고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병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들이 2017년 4월 17일 인근 비료공장인 금강농산과 관련해 건강 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 해 7월 14일 환경보건위원회가 청원을 수용하면서 추진됐다. 2001년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 12월 31일까지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병했고 그 중 14명이 숨졌다.

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료공장은 퇴비로만 사용해야 하는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원료에 사용했으며 건조과정 중 발암물질이 대기 중으로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향조사 연구진이 모의시험한 결과 연초박 건조과정에서는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됐다.

실제 사업장과 마을 환경조사 결과, 사업장 바닥, 벽면, 원심 집진기 등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 먼지에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 이 중 일부 물질은 국제암연구소 기준 1군 발암물질이다. 노출될 경우 폐암, 피부암, 비강암,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점마을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샘을 제외한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전국 표준인구 집단보다 2∼25배 높았다. 해당 비료공장은 2017년 4월 가동이 중단됐다가 비료관리법 위반 사항 등이 확인되면서 같은 해 말 폐쇄됐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모니터링,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