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 "기존 틀 내에서 논의해야" 미 요구 추가항목 수용 불가 방침 재확인 한국통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 "한일, 수십년간 기하급수적 성장, 부담 협력해야"
한미 방위비협상 파행속 종료…차기회의 일정 논의도 못해
0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4차 회의 시작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은 미 워싱턴 D.C.에서 각자의 주장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SMA 협정 3차 회의 종료 뒤 미국대사관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는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수석대표 (왼쪽)와 외교부에서 브리핑하는 정은보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오른쪽 사진)./사진=연합뉴스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4차 회의 시작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은 미 워싱턴 D.C.에서 각자의 주장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이날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과의 한·미 SMA 협상의 기본 원칙에 대해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SMA 틀) 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는 한미동맹이나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협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SMA에서 우리가 부담하게 돼 있는 항목인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틀 내에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추가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기자들과 문답하는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
0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2일(현지시간) 3~4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 4차 회의 참석을 위해 덜레스공항에 도착한 뒤 특파원들과 문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 대사의 주장을 반박이라도 하듯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분담금 부담과 관련, 1980년대 이후 한·일의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며 그 능력을 ‘부담’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에서 두 번, 일본에서 두 번, 총 6년간 근무했다”면서 1980년대에 처음으로 한·일에서 근무한 이래 “양국은 도전에 나섰고, 그들의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더 많은 협력 기회를 본다”며 “그리고 우리의 능력뿐만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협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이 지난 수십년 동안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한 만큼 방위비 분담금 부담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한·미 간 입장 차이는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 개최된 SMA 3차 회의가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협상 80여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한국이 우리 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결렬된 여진이 4차 회의를 앞둔 워싱턴 D.C.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미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사는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저희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안들을 준비하고 왔다”고만 했다. 그는 3차 협상 결렬 후에도 미국 측과 접촉해 왔다고 전한 뒤 “드하트 대표 등 상당한 정도로 긴밀한 협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측 대표는 계속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