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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지표 역시 부진하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나 하락했다. 이에 따라 PPI 상승률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PPI는 제조업 분야의 활력을 나타내는 경지 선행 지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통상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식게 되면서 생산 감소와 실업 증가라는 악순환도 낳게 된다. 베이징의 경제 평론가 펑밍민(彭明敏) 씨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심각한 디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진 적이 있다. 앞으로도 PPI의 마이너스 상태가 장기화하면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요즘 들어 중국 재계에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중 무역전쟁의 지속에도 수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PPI가 성장세로 돌아갈 여지가 어느 정도 있다는 말이 될 듯하다. 여기에 돼지고기 가격이 서서히 안정세를 찾아가는 조짐을 보이는 것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물가에 미칠 불안 요인이 내년 초부터 서서히 사라질 경우 CPI는 다시 4%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중국의 내년 경제는 탄탄대로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주요 생산 및 소비 지표들이 긍정적 모습을 보일 경우 그나마 버틸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둠 속에서 빛이 보인다는 말은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