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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인천공항 면세점 잡아라”…면세업계, 눈치싸움 치열

“1조 인천공항 면세점 잡아라”…면세업계, 눈치싸움 치열

기사승인 2019. 12. 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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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면세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면세업계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면세업계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실시한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공항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지난해 연매출 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세계 면세점 매출 1위라는 규모면에서 대기업 면세사업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를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1월에는 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개 구역은 △DF2 화장품·향수(신라) △DF3 주류·담배(롯데) △DF4 주류·담배(신라) △DF6 패션·잡화(신라) △DF7 패션·잡화(신세계) △DF9 전품목(SM) △DF10 전품목(시티플러스) △DF12 주류·담배(엔타스듀티프리) 등이다.

DF1 탑승동 전 매장 및 화장품·향수와 DF5 럭셔리 부티크는 신세계면세점이 지난해 8월1일 5년간 영업 특허권을 취득한 데 따라 이번 입찰에선 제외됐다.

이번에 입찰에 나오는 8개 구역의 예상매출만 1조원이 넘는다. 특히 신라면세점이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향수 구역은 실제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중 매출이 가장 높아 관심이 높다.

일각에서는 화장품·향수 구역 등 매출이 높은 인기 구역을 비인기 구역과 병합해 발주할지 각 사업구역을 개별입찰을 할지에 대해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공고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신라면세점으로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구역이기도 하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을 비롯해 싱가포르 창이공항·홍콩 첵랍콕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며 화장품·향수 글로벌 넘버원 사업자인 만큼 인천공항에서의 사업권은 반드시 수성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2671억원으로, 올해 3500여억원의 이익이 예상돼 실탄도 충분하다. 높은 임대료의 공항면세점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도 지난달 15일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 창립 3주년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특허권이) 내년 8월 끝나는 만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사업권 입찰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롯데가 운영하던 사업권을 이어받으면서 인천공항 면세 사업권을 획득한 신세계면세점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해 무리하게 입찰에 나서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다른 사업자들과 다른 차별화 콘텐츠를 내세우며 입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번 입찰의 다크호스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다. 최근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동대문 두타면세점을 인수하며 시내면세점을 2개 점포로 확대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에도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시내면세점 2개 점포와 인천공항 T1·T2를 운영하며 빠르게 빅3로 시장에 안착한 점도 주효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무역센터점을 개장하면서 면세점사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만 601억원, 지난해까지 합치면 누적적자만 1000억원이 넘어 적자가 분명한 공항면세점까지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내년 5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두타면세점부터 안정화시키는 게 우선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공고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면서 “면밀히 살펴본 후 사업성을 검토해보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모든 것은 인천공항공사의 입찰공고 후 평가기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면세업계는 과거처럼 과도한 임대료 경쟁으로 치닫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사업안정성과 어느 정도 임대료 수익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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