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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Z세대,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까

[칼럼] Z세대,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까

기사승인 2019. 12. 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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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 조현근 대표 프로필
조현근 스무디 대표/제공=스무디
대략 10년 주기로 그 시대의 10대 후반~20대 중반을 지칭하는 세대명이 나오게 된다.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순서다. 이 연령대에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힘이 있으며, 10년마다 사회적·기술적 환경이 변하는 것도 사실이므로 이는 의미 있는 구분이라고 볼 수 있다.

Z세대는 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를 칭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는 점이다. 그들의 기억이 남아있는 유치원 시기는 2000년 이후, 즉 우리나라에 이미 초고속 인터넷과 1가정 1PC가 보급된 때다. 야후 꾸러기, 주니어 네이버, 다음 키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다. 다른 표현으로 인터넷 네이티브 세대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X세대는 전자오락실의 꼬마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Z세대는 PC방의 꼬마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지금의 초등학생은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한다. 미디어는 달라졌지만 게임을 한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X세대는 애플II 컴퓨터로 Basic 프로그래밍 실력을 뽐냈다면, Z세대는 HTML 실력을 뽐내며 URL을 공유하였고, 지금의 초등학생은 블록 프로그래밍 실력을 뽐내며 플랫폼 위에서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모르는 친구가 만든 게임에 답글을 단다. 미디어는 달라졌지만 창작을 하고 실력을 뽐낸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이렇게 세대는 달라도 공통적인 욕구가 있고, 이를 담아내는 미디어는 세대마다 달라진다. Z세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자신이 경험한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 공통적인 욕구를 발견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단 그 욕구는 유사할 뿐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Z세대와 기성세대의 미디어 이용 패턴에는 생각보다 연속성이 있다. 기성세대 역시 미디어의 변화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9년 ‘메조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미디어로서 10대는 57.5%가 동영상 사이트라고 응답하여 1위를 차지한 반면, 20~40대에서는 포털 사이트가 1위였다. 그러나 20, 30, 40대에도 동영상 사이트라고 응답한 사람이 41.2%, 34.7%, 36.9%가 존재했다.

이 결과는 뒤집어보면 기성세대 중에서도 Z세대처럼 미디어를 쓰는 사람과 아닌 사람 사이의 차이가 있음을 암시한다. 어떤 40대에게 Z세대는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영역의 존재일 수 있는 반면 다른 40대에게는 같은 댓글창에서 부대끼며 노는 친구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인터넷 공간은 연령의 차이보다는 취향의 차이를 심화하는 경향이 있기에 취향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세대와 가까워질 수도, 단절될 수도 있다.

어느 세대나 그렇듯이 Z세대라고 해서 하나로 묶기에 그 내부의 차이는 크다. 자세하게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당장 Z세대의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세대간 차이보다 더 클 지도 모른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라이프사이클과 구매능력 역시 같을 수 없다.

스타트업 격언 중에 ‘스스로 만든 개밥을 먹어보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만든 서비스의 사용자 입장이 되어보라는 뜻이다. 한편 UX 격언 중에는 ‘당신은 사용자가 아니다’란 말이 있다. 머리로 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진짜 사용자를 만나보라는 의미다. 이 둘은 모순이 아니다. 우리가 Z세대, 나아가 어떤 다른 세대를 위한 기획을 하려 할 때에도 이 두 가지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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