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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 정부청사에서는 2020년 아세안 의장국 발족식이 열렸다.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35회 아세안 정상회의 폐막식 겸 아세안의장국 취임식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로부터 의장국 지휘봉을 넘겨 받았다. 1월 1일부터 아세안 의장국을 수임한 베트남이 공식적으로 발족식을 거행하며 의장국으로서의 행보를 알린 셈이다.
2020년 아세안 의장국의 자격으로 베트남은 올 한해 각종 주요 국제행사·회의를 치르게 된다. 당장 상반기에는 브루나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아세안 10개국이 참가하는 아세안 정상회의가 있다. 하반기에는 아세안 10개국에 한·중·일 정상들이 참여하는 아세안+3 정상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도 베트남이 호스트한다.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평화기조’를 베트남에서 실현할 수 있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일고 있다.
아세안의장국에 더해 유엔 안보리 이사국까지 겸하게 되는 베트남으로선 외교적 ‘호재’가 겹쳤다는 분위기다. 아세안 의장국과 유엔 안보리 이사국 수임은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외교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외교부 관계자는 베트남으로선 그간 자국은 물론 아세안 최대의 외교 이슈였던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을 상대로 국제무대에서 한층 더 강한 목소리를 내고, 관련 논의를 주도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의장봉을 넘겨 받은 푹 총리도 의장국 선언문을 통해 “아세안의 연대·단합과 경제연계를 강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아세안의 응집력 공고화에 주력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가 2020년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결속과 대응’을 표어로 내건만큼 아세안을 필두로 자국의 국제적 지위를 강화하며 중국에 맞설 가능성도 높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 겸 당서기장도 신년사를 통해 “국제법에 근거해 국가의 독립·주권 및 영토 보전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며 동시에 “아세안 의장국,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며 동남아 지역 및 세계에서 베트남의 역할과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 강조했다. 올해 중국이 남중국해 이슈와 관련해 쉽사리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두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