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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살균수 제조기, 안전성 기준 미비한데 판매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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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0. 03. 16. 16:57

환경부 연내 가정용 살균수 제조기 유해성 검증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량 급증
# 30대 직장인 홍문기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청소에 쓸 소독제를 구매하려했지만 이미 품절 상태였다. 홍씨는 검색 끝에 수돗물을 살균수로 바꿔준다는 전해수기를 구매했지만 찝찝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홍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탓에 구매했지만 바이러스 살균 효과까진 기대하기 힘들다고해 쓰면서도 걱정”이라고 했다.

가정용 살균수 제조기(전해수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손소독제·소독용 알콜을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자 아직 안전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살균수가 대체제로 떠오른 것이다. 환경부는 이달 중으로 국내 판매 중인 가정용 살균수 제조기의 위해성 평가에 착수할 계획이다.

16일 지마켓에 따르면, 최근 50일(1월20일~3월9일)간 가정용 살균수 제조기의 판매량은 직전 50일(12월1일~1월19일)보다 350% 이상 증가했다.

살균수 제조기의 원리는 전기자극이다. 수돗물에 전기자극을 가하면 물 속에 차아염소산이 발생, 살균 효과를 내는 것이다. 식품과학기술대사전을 살펴보면 차아염소산수는 약한 미생물인 효모, 대장균부터 결핵균 바이러스, 포자형성균까지 제거한다. 세균을 제거하고, 수중에 잔류하지 않아 환경에 큰 부담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살균수를 분무기에 담아 외투나 현관, 식탁, 책상 등에 뿌리는 용도로 주로 활용하고 있다. 식재료 세척과 욕실 청소도 가능하다.

판매 업체들도 속속 늘고있다. 해요, 바우젠, 리큅 등 기존 업체 뿐만 아니라 중견 생활가전사인 루헨스도 전해수기를 이날 출시했다. 쿠쿠홈시스는 ‘인앤아웃 직수정수기’의 살균시스템으로 전기분해 살균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업체마다 살균 성능을 인증받은 기관은 모두 다르다. 환경부에서 전기분해를 통해 생성되는 차아염소산과 차아염소산 나트륨의 승인을 유예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쿠쿠의 인앤아웃 직수정수기는 한국환경수도연구원으로부터, 바이젠 판매사인 청담코퍼레이션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부터 미생물의 99.9%까지 살균력을 검증받았다고 밝혔다. 루헨스는 한국환경수도연구원으로 살균력을 검증받았다.

환경부는 이달 중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전해수기의 위해성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환경부 측은 “누가 어떤 상황에서 전해수기로 만든 살균수를 사용했는지 고려해 위해성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평가 기간은 수개월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업체들은 지나치게 높은 살균 농도를 강조하는 제품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정용 살균수 제조기의 유일한 안전 기준이 식품의약안전처가 제시한 ‘적정 농도의 살균수’를 의미하는 차아염소산 농도 200ppm이기 때문이다. 생활가전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예기간 동안 환경부 주간 살생물질업체 협의회 활동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업체별로 노력하는 상태”라며 “살균수 제조시 200ppm이 넘지 않도록 설계했고 호흡기에 직접 분사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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