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높은 미 맨하튼의 핵심지역에 부동산 투자 진행…달러자산 확보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2019년 순이익은 전년대비 27% 감소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낸 데 비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이유는 수익 포트폴리오 재구축에서 찾을 수 있다.
대신증권의 수익포트폴리오는 안정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마켓리스크가 큰 고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여왔다. 이익의 변동성을 꾸준히 낮춰 왔다는 의미다.
가장 큰 예로 ELS 비즈니스를 들 수 있다. 대신증권의 3월 현재 ELS 자체헤지운용 리스크 한도는 1000억원 수준이다. 2015년 최대 3조원까지 가능했던 자체헷지 운용한도를 3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실제로 현재 운용되는 자체헤지 물량은 800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유로스톡스50지수 급락으로 야기된 증권사의 유동성 이슈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다.
ELS 자체헤지운용을 통한 판매수익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단, 주가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가정하에서다. 급락장이 되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막대한 자체헷지 비용이 들고,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온다. 증거금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 이슈도 발생할 수 있다.
대신증권이 ELS비즈니스를 축소한 이유는 2015년 당시 홍콩H지수의 급락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당시 홍콩H지수가 반토막 나면서 헷지비용이 크게 늘었고, 회사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득보다 실이 큰 비즈니스라 판단하게 된 계기다.
글로벌 위기국면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줬다. 대신증권은 2015년부터 ‘달러자산에 투자하라’는 하우스뷰를 제시한 바 있다. 지정학적 위기나 글로벌 위기에서 자산을 지키려면 기축통화인 달러를 일정비율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투자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2018년부터 해외대체투자에 적극 나섰다. 지정학적으로 안정적이고, 환금성과 수익성이 뛰어난 맨하탄에 약 2000억을 투자했다. 글로벌 위기가 와도 가장 안전한 곳이라 판단했고, 덤으로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자산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일본, 싱가폴 등 선진국 중심의 대체투자를 진행했다. 위기국면에서 충격을 받아도 가장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는 지역에만 선별적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팬데믹이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면서, 업계에서는 이런 행보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회사의 자산을 마켓변동성이 작고, 유동성이 높은 글로벌 우량자산으로 교체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순익 규모도 줄어들었지만 위기 국면에서는 오히려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 기조가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지속가능경영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최근 몇 년간 진행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지속가능경영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