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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확진자 늘고 10년만에 GDP성장 최저 …내부 봉쇄 이어가

베트남, 확진자 늘고 10년만에 GDP성장 최저 …내부 봉쇄 이어가

기사승인 2020. 03. 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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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총리령으로 4월 15일까지 식료품·병원 등 필수업종을 제외한 서비스 업종의 영업활동이 중단됐다. 문을 닫은 하노이 시내 한 식당의 모습./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베트남이 고비를 맞이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의 타격은 물론 1분기 경제성장도 1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9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앞으로의 15일이 코로나19를 차단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지을 ‘골든 타임’이 될 것”이라 강조하며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29일 오전 베트남 보건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5명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79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4명은 하노이 바익마이 병원과 관련됐다. 베트남 최대 병원 중 한 곳인 바익마이 병원에서는 지난 20일 간호사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오전까지 바익마이 병원과 관련된 확진자 수는 16명으로 늘었다. 베트남 보건부는 해당 병원의 직원 및 환자 등 5천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병원의 신규 입원은 중단됐고 기존에 입원 중이던 1000여 명의 환자들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퇴원이 보류됐다.

수도 하노이의 핵심 병원이 집단 감염의 근원지로 떠오르자 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국은 10~27일 이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지역 보건 당국에 연락하고 자가 격리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28일 밤과 29일 새벽에는 군 화학 부대 소속 특수차량 10대를 동원해 병원 안팎에 대규모 방역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베트남 전역도 사실상의 내부 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27일 푹 총리는 긴급 발표문을 통해 28일 자정부터 4월 15일까지 20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할 것과 식료품·병원 등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 업종의 활동을 중지할 것을 지시했다. 하노이시와 호찌민시도 시내버스 운행을 대폭 축소하고 시외를 오가는 버스 운행도 중단했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28일 오전에는 실제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공원에서 운동하던 일부 시민들이 공안에 적발되기도 했다.

전 세계와 베트남 국내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에 가속도가 붙던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도 큰 타격을 미쳤다. 연 32조원에 달하는 관광 수입이 뚝 끊겼다. 베트남 관광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중국 관광객이 코로나19 초기부터 베트남이 실시한 입국 제한 정책으로 막힌데다, 코로나19가 ‘감염병 세계적 유행(팬데믹)’ 단계로 접어 들며 사실상 관광이 뚝 끊겼다. 베트남이 코로나19 예방·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에 취한 입국 제한 조치와 비행기 회항 사건 등으로 인해 한국 관광객들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으리란 우려도 일고 있다.

베트남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3.82%로 전년 동기대비 3%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12% 이후 10여년 만의 최저치다. 1분기 외국인 투자 규모도 85억 5000만 달러(약 10조 40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20.9%나 감소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베트남이 올해 목표로 세운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6.8%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정부는 ‘확진자 1000명 미만 발생’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놓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베트남 정부가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경우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는 등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며 “경제적 타격을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경 대응을 적극 펼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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